대기업
수퍼사이클 맞은 한국 NCC
뉴스종합| 2015-03-17 10:13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한국 NCC(나프타분해설비)의 수퍼사이클이 도래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크게 떨어진 반면, 에틸렌 공급량이 빠듯해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NCC는 원유에서 뽑아낸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를 말한다.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북미 지역, 값싼 에탄가스로 만든 중동, 석탄화학 기반의 중국의 에틸렌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최소 2018년까지는 한국 NCC가 호황기를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화학 여수 NCC 공장.

17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주 나프타 가격은 원유가격 하락, 수요감소 및 공급증가 전망에 따라 전주대비 4.0% 하락했다. 반면 에틸렌 가격은 전주대비 7.3% 상승해 결과적으로 에틸렌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마진은 전주대비 18.4%나 상승했다.

장기적으로도 저유가로 인해 한국 NCC의 가격경쟁력이 당분간 고공행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을 확대하면서 원유처리시설인 NCC는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분해시설(ECC)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고전했다. 2009년 t당 130달러에 불과했던 가격차가 지난해 860달러까지 벌어지면서 국내 NCC업체들의 설 자리를 잃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들어 유가가 급락하면서 NCC의 가격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올라간 반면, 북미 천연가스 시추 리그 수 감소 및 셰일가스 생산량 감축에 따라 천연가스 가격은 상승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화학업체인 사솔(Sasol)은 2018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했던 미국 루이지애나 150만t 에틸렌 프로젝트를 무기한 연기하기도 했다.

또한 중국의 석탄화학을 기반으로 한 폴리에틸렌(PE) 공장설비 신증설 규모도 올해 150만t 정도로 전년규모를 하회할 전망이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최근 유가약세로 석탄화학 설비 경쟁력이 떨어지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석탄화학에 대한 여론이 악화돼 일부 프로젝트가 취소, 지연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황유식 연구원은 “글로벌 에틸렌 증설규모는 2015년 4%, 2016년 3.3%인데 반해 전세계 수요는 매년 3~5%씩 늘어나 수급상황이 빠듯할 것”이라며 “특히 아시아 역내 NCC 증설이 거의 없어 앞으로 3년간 폴리에틸렌 제품의 수익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한때 셰일가스를 활용한 ECC로 눈길을 돌리던 국내 업체들도 다시 원유처리시설인 NCC로 회귀하고 있다.

대한유화는 최근 총 4950억원을 투자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기존 47만t에서 80만t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대한유화는 이번 에틸렌 생산설비 증설로 파이프와 포장재 등에 사용하는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의 공장가동률도 더욱 늘릴 수 있게 됐다.

LG화학도 지난해 말 여수 NCC공장의 생산능력을 15만t 키우고, 세계 최초로 에너지 원단위 3000kal대에 세계 최초로 진입했다. 전세계 석유화학기업들이 에틸렌 1kg을 생산하는데 사용하는 평균 열량은 7500kal 정도다. LG화학 관계자는 “북미, 중동, 중국 업체와의 가격경쟁력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생산원가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에너지 사용량 감축은 곧 생산원가 절감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발표한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삼성토탈의 NCC 생산시설까지 흡수하게 됐다. 한화케미칼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세계 9위 수준인 291만t으로 늘어나 원가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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