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오늘날 한국을 덥치고 있는 불황은 국내외 여건이 복합된 ‘복합불황’이라고 진단하고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려면 수출과 성장지상주의를 버리고 인본주의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부총리는 17일 서울 강남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국가발전포럼에서 ‘정부와 기업의 과학적 관리’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땅에 떨어진 국민의 도덕성과 부실한 교육과 정치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이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려면) 수출ㆍ성장 지상주의의 신앙을 버리고 과학적인 방법인 실사구시로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며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인본주의적 시각이 경제와 기업 관리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국에 불어닥친 불황은 대불황에 직면한 세계에서 수입된 ‘수입 대불황’과 우리 자체가 빚어낸 ‘국산 소불황’이 복합된 ‘복합불황’이라고 진단하고, 그 원인으로 개발시대 이래 지금까지 계속돼온 수출과 성장을 최고로 여기는 정책을 꼽았다.


그는 “경제는 하나의 유기체이고 유기체는 일부분이 다른 부분을 무시한 채 오랫동안 독주할 수 없다”면서 우리 경제는 수출·성장 지상주의로 “중소기업과 내수산업이 낙후했고, 교육, 정치, 사회 분야의 구조는 왜곡돼 기능장애에 빠졌다”고 질타했다.

때문에 경제가 건강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으려면 “낙후한 부분, 즉 중소기업, 내수산업, 교육, 정치 등을 살려서 경제의 균형을 회복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그 낙후된 부문이 바로 ‘경제의 기초’이고 이 부문이 잘 안 되면 경제는 영영 안된다”고 지적했다.

조 전 부총리는 또 “정부나 기업이나 미래를 위한 가장 필요한 경영방향은 그동안 소홀히 했던 ‘경제의 기초’를 회복하는 경영”이라며 “우선 강력하고 유능한 정부가 중소기업과 내수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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