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조용병 신한은행장‘치원공니’꺼내든 이유는…
뉴스종합| 2015-03-19 11:24
취임사서 직원에 꿈·열정 강조
“플랫폼 경영으로 新사업 창출



치원공니’(致遠恐泥). 조용병<사진> 신임 신한은행장이 지난 18일 취임사에서 내놓은 사자성어다. “비록 평범한 재주일지라도 반드시 볼 만한 것이 있다. 하지만 원대한 뜻을 이루고자 한다면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군자는 그런 것을 하지 않는다”는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조 행장은 ‘치원공니’라는 사자성어를 통해 꿈과 비전을 가질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한 셈이다. 도전과 열정이라는 신한 DNA 위에 꿈과 비전이 녹아 들어야 리딩뱅크의 위상도 확립하고, 더 나아가 ‘월드 클래스 뱅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도 구축할 수 있다는 주문인 것이다.


조 행장이 ‘치원공니’의 실천법으로 내놓은 것은 자산운용 부문의 변화와 ‘신한다운 현지화’를 통한 글로벌 경영전략 등이다. 조 행장은 특히 이와 관련 ‘플랫폼 경영’을 은행 경영에 적극 도입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조 행장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은행-증권 합작 모델로 꼽히고 있는 신한의 자산관리 플랫폼 ‘PWM’에 질적 변화를 주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조 행장은 “밖(자산운용사)에서 은행을 봤을 때 이런 정도의 솔루션을 갖고는 당장 국내에서도 미래에셋이나 삼성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며 냉철한 자기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조 행장은 이와 관련 “내부적으로는 점포 운영 형태를 바꾸고 PWM 고객 구분을 넓혀서 정교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고객들에게 솔루션을 줄 때 결국은 전망에 기초해서 펀드를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행장은 그러면서 “이런 걸 운용할 수 있는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서치 부문의 강화와 자산운용의 접목 기능을 PWM에 새로 장착하겠다는 것이다.

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의 경험을 은행 경영에도 적극 접목하겠다는 의지는 글로벌 전략에서도 두드러진다.

조 행장은 “그룹에서 가지고 있는 기업투자금융(CIB) 등의 플랫폼을 가지고 해외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겠다”며 “신한의 현지화 전략을 유지하고 해외법인의 능력도 국내 신한은행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조 행장식 ‘치원공니’ 실천법은 ‘플랫폼 경영’으로 한 데 모아지고 있다. 상품ㆍ서비스 및 신사업모델 개발, 채널 혁신 등에 플랫폼 경영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성장 동력과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조 행장은 이에 대해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각각의 플랫폼을 효율적으로 잘 묶어내면 기회와 역량이 커질 수 있다”며 “앞으로 기업 경쟁력의 핵심은 플랫폼의 활용 여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애플, 구글 등 정보통신(ICT) 분야에서 확산된 플랫폼 주도권 경쟁을 은행 전반에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초래할 금융권의 경영 전략 판도 변화에 대해서도 “이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고객들은 자의건 타의건 자본시장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앞으로 은행 경영 전략도 자산운용 중심으로 판도가 급격히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면서 “은행도 이런 자본 시장의 흐름을 고려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내·외부 프로세스를 수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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