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치킨의 힘은 여전히 세다. 하지만…
뉴스종합| 2015-03-21 21:50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여기 와서 보니 더 두려워져요. 이렇게 많은 업체들 중에 몇 년 뒤에도 살아남아 있을 업체가 몇 개나 될 지…”

20일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열리고 있는 ‘제33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를 남편과 함께 찾은 주부 정모 씨는 이렇게 말했다. 외식 가맹점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정 씨 부부는 여러 업체의 부스를 찾아 들어가 설명도 듣고 했지만 결국 결정은 내리지 못했다. 박람회에는 정 씨 부부처럼 은퇴 뒤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찾은 부부를 비롯해, 외식 창업을 꿈꾸는 청년 지망생, 시장 동향을 살피러 온 업계 관계자 등으로 발디딜 틈 없이 붐볐다.

20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 참가한 김밥 프랜차이즈 `가마솥김밥` 부스 앞에 관람객들이 줄을 서 있다.

▶여전한 치킨의 인기… 스몰비어, 프리미엄 김밥 트렌드도

박람회에는 100개가 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신규 가맹점주를 모집하기 위한 홍보에 한창이었다. 이 가운데 외식업 브랜드는 총 90여개. 불황에 외식업 경기가 좋지 않다지만 ‘먹는 장사가 남는 장사’라는 믿음이 아직 견고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많은 이들이 다양한 먹거리에 시선을 이리저리 빼앗겼다.

그 중 가장 많은 것은 역시 외식업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였다. 또봉이통닭, 돈치킨, 치킨방앗간, 아싸닭, 훌랄라치킨, 치르치르, 강호동 치킨678, 꿀닭, 디디치킨, 강정이네, 거성치킨 등 치킨 전문업체에 홀리비어처럼 치킨을 안주로 파는 펍까지 더하면 7개 브랜드 중 하나 꼴로 치킨 관련 먹거리를 파는 곳이었다.

반면 치킨과 쌍벽을 이루는 외식 자영업종인 피자 업체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본죽으로 유명한 본아이에프가 운영하는 피자 일마지오와 빅스타 피자, 7번가 피자가 고작이었고, 이마저도 예비 창업자의 발길이 뜸한 편이었다.

그 다음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펍 프랜차이즈였다. 최근 일고 있는 스몰비어 열풍을 반영이라도 하듯, 개집비어, 청춘싸롱, 용구비어, 정군비어, 말자싸롱, 엘리팝, 코키펍, 와바탭하우스, 바보스, 치어스, 오땅비어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각종 창업 특혜를 내걸며 예비 창업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미엄 김밥집들 역시 눈에 띄었다. 프리미엄 김밥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김가네를 비롯해서, 방금 도정한 쌀을 전통 가마솥에 쪄서 재료로 사용했다는 것을 강조한 가마솥김밥, 오징어 먹물을 가미한 밥으로 만들어 건강에 좋다는 점을 강조한 김밥킹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지난해 상표까지 유사한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눈꽃빙수 프랜차이즈는 한 곳밖에 없었다.

▶이디야보다 싸다… 중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창업 아이템 1순위로 꼽히는 커피전문점은 6곳이 참가했다. 커피전문점은 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 때문에 최근 인기가 주춤한 상태지만 그래도 중저가 브랜드의 경우 출점세가 계속되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국내 최초로 1500호점 돌파를 눈앞에 둔 이디야의 신화를 꿈꾸는 업체들이다.

실제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업체들 중에서도 셀렉토 커피(아메리카노 기준 3600원)와 키스 커피(3800원)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이디야(2800원) 보다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판매한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 1900원인 포트 오브 모카가 대표적이다.

이디야처럼 33㎡(10평) 규모의 소규모 매장으로 창업 비용을 낮추고 샌드위치를 기름없이 구워낸 디저트 메뉴가 경쟁력인 카페 토스피아(2500원)와 인테리어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서 창업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장점으로 이미 120호점 가까이를 낸 BC800도 있다.

이랜드 출신의 권순문 대표가 세운 에브라임그룹의 카페게이트는 아예 양까지 크게 늘려 660㎖를 기본 용량으로 삼았다. 일반 커피전문점에서 많이 팔리는 레귤러 사이즈가 360㎖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배에 가까운 것이다. 가격도 2000원에 불과하다.

카페게이트 한 직원은 “착한 가격의 빅사이즈인데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의 높은 회전률이 더해져 많은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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