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미국, 정치 대물림 심각…“아버지가 상원이면 아들도 상원의원”
뉴스종합| 2015-03-23 10:27
[헤럴드경제=인터내셔널섹션]미국에서 ‘정치신분의 대물림’이 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치인인 아버지의 높은 지위를 아들이 상속한다는 얘기다.

데이터 경제학자인 세스 스테펀스-데이비도위츠는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우리가 얼마나 가문 위주인가’라는 기고문에서 상원의원, 주지사 등 고위정치인의 ‘신분 대물림’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미국 공화당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겨냥한 비판일 수 있다는 점에서주목된다. 젭 부시는 미 대통령에 올랐던 아버지와 형의 신분 대물림으로 대권에 도전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스테펀스-데이비도위츠는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 남성과 이들의 아버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아버지에 이어 아들도 주지사를 지낸 경우는 51명 중 1명꼴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주지사가 아닌 사람을 아버지로 둔 자녀가 주지사에 당선되는 비율과 비교하면 6000배 높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상원의원을 지낸 경우는 47명 중 1명꼴이어서 비(非) 상원의원 자녀가 배지를 단 경우보다 8500배 높았다고 밝혔다.

부시가(家)가 케네디가를 추월하는 명문 정치가문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조지 W. 부시(오른쪽)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보다 앞서 대통령에 올랐던 아버지 조지 H.W. 부시와 나란히 서서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동생 젭 부시는 공화당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이다. 젭 부시가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면 부시가는 미 역사상 전대미문의 3부자 대통령 기록을 남기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

조지 H.W. 부시와 조지 W.부시 등 아버지와 아들이 차례로 대통령에 오른 것도 비교됐다. 이는 사례가 한건 밖에 없어 통계의 유효성이 떨어지지만, 대통령이 아닌 자의 아들이 대통령에 오른 비율보다 140만 배 높은 것이다.

다른 주요 신분의 대물림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육군 장성이 비교 대상보다 4582배 높고, 유명 최고경영자는 1895배, 퓰리처상수상자는 1639배, 그래미상 수상자 1361배 등이었다.

하지만, 이들 모두 고위 정치인에는 미치지 못했다.

스테펀스-데이비도위츠는 물론 일부 신분에서는 고위 정치인보다 대물림이 심한 일도 있다고 지적했다. 키가 실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는 상원의원의 대물림 확률보다 11분의 1가량 높았다고 했다. 또 억만장자(2만8000 배)와 TV스타(9300배)도 상원의원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예로 들었다.

스테펀스-데이비도위츠는 이 같은 통계 때문에 고위 정치인의 대물림을 지나치게 비판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케냐 출신과 미국 캔자스 주 출신 사이에서 태어난 버락 오바마가 2008년에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했으며, 미국 상원의원의 90%는 아버지가 고위 정치인이 아니라는 것을 고려하면 미국에는 신분 상승의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3대 세습을 한 북한을 지목하며 미국보다 상황이 안 좋은 나라도 많다고 덧붙였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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