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11. 선우정아 ‘봄처녀’ㆍ자이언티 ‘무중력’ 외 2곡
엔터테인먼트| 2015-03-31 11:02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 선우정아 ‘봄처녀’= “형형색색 널 뒤흔드는 칼라/각색각양 다가오는 몸짓/가지 가지 처치 곤란한 밤/뒤죽박죽 도시의 봄이라”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만큼 독특하면서도 독보적인 존재가 또 있을까요? 팝, 재즈, 일렉트로닉 등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음악적 역량은 물론 탁월한 보컬까지. 이제 선우정아는 메이저와 인디, 장르로 묶어둘 수 없는 존재로 자리매김했죠.

‘뮤지션들의 뮤지션’ 선우정아가 자신의 이름으로 2년 만에 내놓은 이번 싱글 역시 그런 선우정아의 성격을 잘 드러내 보여주는 곡입니다. 멋을 아는 도시 여자들을 노래하는데 홍난파의 가곡 ‘봄처녀’를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다니요. 여기에 빠르지 않으면서도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리듬까지 더해지니 제대로 멋진 댄스곡 하나가 탄생했습니다. 이 곡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개성을 뽐내는 모델들이 출연하는 뮤직비디오입니다. 걸그룹 투애니원(2NE1)의 산다라박의 우정출연도 볼거리이죠. 


▶ 자이언티(Zion.T) ‘무중력’= “당신의 겉모습과/속마음은 똑같아/나를 보며 웃어주는 모습/그림 같아 슬퍼 보여요/기억나지 않는 엄마의 품 속 같아/어떻게 할까 어떻게 하나”

자이언티의 매력은 어떤 곡을 불러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독특한 목소리겠죠. 자연스러운 목소리 위에 묻어나는 쓸쓸함과 공허함. 대화를 하듯 읊조리듯 노래하는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따스한 봄바람에 스친 듯 기분이 나른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게 목소리의 힘이로군요.

이 싱글은 강승원 1집 만들기 프로젝트 : Part 3’의 음원입니다. 강승원은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음악 감독으로 고(故) 김광석의 ‘서른즈음에’의 원곡자로도 더 유명하죠. 툭툭 끊는 아저씨의 말투를 닮은 가사가 자이언티의 목소리와 만나지 않았다면 사랑에 빠졌을 때 느끼는 붕 뜬 기분을 ‘무중력’을 표현하긴 어려웠을 겁니다. 자이언티의 목소리를 선택한 강승원의 선구안이 빛나는 부분입니다.

▶ 피아(Pia) ‘스톰 이즈 커밍(Storm is Coming)’= “마지막 노랫소리로/어울리는 듯해/몰아치는 혼돈은/아직 그대는 꿈을 쫓는가”

피아는 역시 이렇게 몰아붙이는 사운드를 들려줄 때 가장 매력적입니다. 피아는 지난 2011년 정규 5집 ‘펜타그램(Pentagram)’을 통해 록과 일렉트로닉을 결합한 사운드를 들려줬지만 초창기의 피아를 기억하는 팬들에겐 호불호가 갈렸었죠. 4년 만에 정규 6집 발매를 앞둔 피아는 이를 의식한 듯 내달리는 곡을 싱글로 먼저 공개했습니다. 강렬하면서도 극적인 변박을 더한 리듬 연주와 폭발적인 샤우팅까지. 어느덧 데뷔 20년 차가 가까워진 밴드의 건재함을 신곡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은 기쁜 일입니다. 이쯤 되면 팬들도 밴드와 함께 나이드는 보람이 있죠. 정규 6집에 어떤 음악이 담길지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멋진 곡입니다.

▶ 더블유 앤 자스(W & Jas) ‘동창생’= “오랜 그 날들 이제야 겨우/추억이 된 숨 가쁜 기억들/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듯/빛나던 너의 눈빛/난 정말 좋아했었는데”

더블유 앤 자스를 이제 일렉트로닉이라는 범주에 묶어두는 것은 곤란하지 않을까요? 더블류 앤 자스의 새로운 싱글 ‘벗 위 해브 투 고(But We Have To Go)’의 수록곡 ‘동창생’과 ‘나는 밤이다’에서 일렉트로닉 사운드는 오히려 어쿠스틱 사운드의 양념처럼 들리는 군요. 더블유(W)는 과거부터 어쿠스틱 사운드와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조합을 꾸준히 시도해왔지만 이번에는 그런 시도를 조금 더 본격화했습니다. 사운드가 따스해지고 여유로워진 만큼 들리는 가사는 더욱 섬세하고 선명합니다. 더블유 앤 웨일(W & Whale) 시절의 히트곡 ‘최종병기 그녀’를 떠올리게 만드는 멜로디도 새삼 반갑고요.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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