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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아들’, ‘○○의 사위’…재보궐에도 등장한 총체적 ‘인연’ 찾기
뉴스종합| 2015-04-01 17:02
-관심도 떨어지는 보궐선거, 투표율 올리기 위한 친밀도 전략
-출생지는 물론 연애ㆍ결혼 인연까지 총동원해 ‘접점 찾기’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광주 쌍촌동 큰사위 정승입니다”, “관악의 아들 정태호입니다”, “강화의 사위 문재인이 왔습니다”

4.29 재보궐선거가 한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에서는 요즘 후보들의 ‘인연 찾기’가 한창이다. 재보궐선거는 전국 선거인 총ㆍ대선보다 규모가 작고 관심이 떨어지다보니 공약이나 정책에 앞서 지역 연고를 앞세운 친밀도 전략을 활용하는 모양새다.

서울 관악을에서는 ‘진짜 아들’ 경쟁이 치열하다.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가 모두 ‘관악의 아들’을 자처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두 후보는 모두 관악구를 기반으로 정치 경력을 쌓아왔다. 오 후보는 관악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총선을 관악에서 출마했다.

정 후보는 서울대 82학번으로 30년 간 관악에서 거주하며 지역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왼쪽) 대표가 4.29재보궐선거 관악을 정태호(가운데) 후보와 함께 30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원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제공=새정치민주연합]

두 후보 모두 지역 기반이 엇비슷하다보니 누가 진짜 ‘관악을의 아들’인지를 놓고 신경전까지 벌어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정 후보는 지난달 30일 새정치연합 현장최고위 회의에서 “오 후보는 관악을이 아닌 관악갑 지역 출신이다. 진짜 관악을 지역 출신은 정태호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악을 출마선언을 한 국민모임 정동영 전 의원은 부인 민혜경 여사와의 연애담까지 꺼내들었다.

정 전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관악은 대학 때 청년시절을 보낸 곳이고 집 사람을 만난 곳”이라며 “신림동, 봉천동은 연애의 추억이 서린 곳”이라고 말했다. 해묵은 연애담까지 들고 나선 이유는 정 전 의원이 관악을에 연고가 없기 때문이다. 선거 한달 전 ‘깜짝 출마’를 선언한 탓에 지역일꾼으로서의 명분이 떨어지는 상황이다보니 사소한 인연까지 적극 활용하고 있다.

광주서구을은 여야 후보들이 ‘쌍촌동 사위’와 ‘호남의 아들’로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 정승 전 식약처장은 자신의 소갯말을 ‘광주 쌍촌동 큰사위’로 정했다. 정 후보의 지역 기반은 처가다. 부인 한수명 여사의 고향이 광주 서구고 처가 식구들이 수십년 간 이 지역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고향은 전남 완도지만 광주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부모님이 광주 대인시장에서 건어물상회를 운영한 점도 선거 유세마다 빼놓지 않고 등장한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전 장관은 ‘호남의 아들’을 자처하고 있다. 광주에 연고가 없는 만큼 정치적 인연을 강조한다. 호남 정치와 광주 정신을 부활시켜 야권 재편에 앞장서겠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 천 전 장관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15대부터 18대까지 경기 안산 단원갑을 기반으로 4선을 했고 19대 총선에서는 서울 송파을에 출마했으며 작년 7.30 총선에서도 광주 광산을 출마를 고려했던 전례를 두고 달갑지 않은 시선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서ㆍ강화을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직접 나서서 ‘강화의 사위’를 자처하고 있다. 부인 김정숙 씨의 고향이 강화인 점을 적극 활용한 전략이다.

신동근 후보는 사위를 자처한 문 대표와 함께 13년간 강화에 살았던 연고를 강조하며 ‘강화의 아들’이라고 강조한다.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가 역대 여당 후보들과는 달리 강화 출신이 아닌 점도 이런 전략의 배경이 됐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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