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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미식회’, 스테디셀러 음식 토크로 자리잡을 조건들
엔터테인먼트| 2015-04-02 10:15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tvN ‘수요미식회’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음식프로그램을 선보인다는 취지로 지난 1월 21일 문을 열었다. ‘미식’에 일가견이 있는 유명인들이 출연해 식당의 탄생과 문화사적 에피소드를 맛깔나게 풀어냈다.

음식역사, 맛, 음식문화, 요리법 등 음식과 요리에 관한 솔직하고도 다양한 토크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히 패널중 음식에 대한 깊이와 넓이를 더하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과 자료조사와 식당 취재를 열심히 해오는 요리 연구가 겸 푸드스타일리스트 홍신애의 역할이 부각된다는 사실은 차별화된 음식토크쇼임을 방증한다.

전현무와 김희철의 진행은 자칫 무겁게 흘러갈 수 있는 분위기를 가볍게 해주고, 음식 맛 전달에 힘쓰는 김유석과 음식 백과사전 강용석의 토크도 차별화돼 있다.

소고기를 시작으로 칼국수, 파스타, 만두, 김치찌개, 치킨, 돈가스, 두부, 떡볶이, 짜장면 등에 대해 이야기 하며 차별화된 미식 토크로 화제성도 이끌어냈다. 핫하고 자극적 요소는 별로 없지만, 스테디셀러 음식 토크쇼로 예상보다 빨리 정착하는 듯 했다.

‘문 닫기 전에 꼭 가야 할 식당’에서는 단순한 식당소개가 아니라, 오랜 전통을 가지고 꾸준히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 잡은 유명한 식당드을 중심으로 식당 주인의 에피소드까지 이야기 하며 맛집에 얽힌 역사와 문화, 유래를 알려줘 ‘미시사’인 음식문화사로서의 느낌도 들었다. 황교익은 감옥에서 나온 사람에게 두부부터 주는 이유에 대해 “평생 똑같은 두부는 나올 수 없다. 그 사람에게 나쁜 일은 한번으로 끝내라는 의미를 담고있다”고 설명해주기도 했다.

‘외식의 참견‘에서는 간간이 셰프들이 게스트로 출연해 구체적이고 깊이있는 토크를 가능하게 했다. 먹방이 거의 없이 토크로만 할 때의 심심한 패턴을 사시사이 취재했던 음식과 요리과정, 식당 촬영장면을 집어넣어 극복했다.

그럼에도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 괜찮기는 한데 뭔가 심심했다. 업그레이드가 필요했다. 탈출구는 여러 갈래에서 찾아질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게스트를 활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게스트를 통해 ‘수요미식회’를 활기 있고 입체적으로 만들지 못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될 시점에 별다른 무기 없는 게스트의 활용은 밋밋함을 더욱 두드러지게 했다.

한혜진은 일반 고객 입장이지만 맛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했고 음식에 관심이 많다는 이현우도 평범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공형진과 최태준도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맛있다” “맛없다”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많이 들어오는 식당이다”와 같은 멘트를 하라고 게스트로 부른 건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는 미식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기는커녕 시청자도 이롭게 할 수 없다. 차라리 일반인 맛 고수를 부르는 게 나을 뻔 했다.

‘수요미식회‘가 오는 15일까지 방송되고, 신동엽을 새 MC로 투입하는 등 패널과 포맷을 개편해 한 주 쉬고 오는 29일부터 새롭게 방송된다고 한다. ‘수요미식회’는 폐지하기에는 아까운 프로그램이다. 손질이 필요했던 부분을 개편해 스테디셀러 음식토크로 자리잡길 바란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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