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그리스, 나치 피해 배상금 330조 주장에 독일 “어리석다” 일축
뉴스종합| 2015-04-08 09:58
[헤럴드경제=인터내셔널섹션]그리스 정부가 과거 나치 정권이 2차 세계대전 당시 그리스를 점령해 피해를 입힌 대가로 독일 정부가 치러야 할 배상금 규모를 2787억 유로(약 330조 원)로 계산했다.

독일의 2인자 지그마르 가브리엘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이에 대해 “어리석은 소리”라고 일축했다.

디미트리스 마르다스 그리스 재무차관은 6일(현지시간) 저녁 독일 정부가 그리스에 치러야 할 배상금이 2787억 유로에 달한다고 의회에 보고했다고 독일 dpa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앞서 그리스 의회 내 관련 위원회와 대법원은 사전 조사를 거쳐 독일이 지불해야할 배상액수를 2690억∼3332억 유로 선으로 계산한 바 있다.

마르다스 재무차관이 제시한 수치는 나치 정권이 그리스은행으로부터 강제로 차입했다는 돈의 의무상환금과 점령기간 약탈을 비롯한 범죄행위 피해배상금을 합쳐 추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스 정부가 이처럼 공식적으로 배상금을 구체적인 수치로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구제금융 협상에 매달리고 있는 그리스 좌파 정부는 지난 1월 총선 직후부터 나치 배상금 문제를 거론하며 독일과 각을 세워왔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그리스 새 정부의 협상 전략이라는 정치적 해석이 나왔다.

2차 세계대전 전후 배상금을 주제로 삼아 독일의 도덕성을 문제삼으면 구제금융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었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쉽게 말려들지 않는 분위기다. 치프라스 새 정부가 이 문제를 들고 나왔지만 1960년 1억1500만 마르크를 그리스에 지불한 것을 끝으로 배상 문제는 일단락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이어 독일 연방정부 ‘넘버 2’로 꼽히는 가브리엘 부총리는 그리스 정부가 이번에 배상금 규모를 언급한 것에 대해 “솔직히 말하는데, (그리스 주장은)어리석은 소리(dumm)”라고 평가했다. 그는 구제금융 협상과 배상 요구는 전혀 관계없는 문제라며 이런 식의 주장은 그리스애 한 치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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