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비싸도 괜찮아”…니치향수 찾는 女心
뉴스종합| 2015-04-14 11:02
‘작은 사치’만족 트렌드 반영
고급향수 시장 올해도 고성장
한병에 수십만원씩 해도 인기
롯데백화점선 전문매장도 오픈



#.직장인 정모(36)씨는 4종류의 니치 향수를 번갈아가며 사용한다. 향수 가격만 80만원 정도. 정 씨는 “예전에는 기분전환을 하고 싶을 때 립스틱 등 메이크업 제품을 샀는데 이제 향수 쇼핑을 간다”며 “고가라서 자주는 못 사지만 생소한 니치 향수 브랜드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고 무엇보다 향이 좋다”고 했다.

한병에 수십만원 하는 고급 향수의 인기가 고공행진중이다. 불황 속에 ‘작은 사치’로 만족감을 얻는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소수를 위한 고급 향수 제품을 뜻하는 니치(Niche) 향수는 올해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1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3월 향수 상품군 매출은 26%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화장품군이 2.5% 성장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롯데백화점의 향수 상품군은 2013년 36%에 이어 지난해 30%의 신장률을 기록하는 등 불경기 속에서도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을 보이는 중이다.

국내에 니치향수를 대중적으로 알린 브랜드로 조말론, 딥티크 등이 꼽히는데 최근에는 더욱 다양한 니치향수 브랜드가 선보이고 있다. 일반 향수보다 가격이 2~3배 높지만 ‘틈새 향수’라는 본래 뜻처럼 나만을 위한 특별한 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0일 분당점에 국내 최초로 니치향수 전문 매장도 오픈했다. 이곳에는 영국의 유명한 니치향수 브랜드 플로리스, 일루미넘, 앳킨슨이 입점했다. 또 메모, 이스뜨와 더 퍼퓸, 오디딸리 등 최근 떠오르는 니치향수 브랜드 5개로 구성된 편집매장 형태의 코너도 마련했다. 롯데백화점은 상반기 중 이와 같은 니치향수 매장을 본점, 잠실점 등에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니치 향수 시장이 커진 것은 무역수지로도 드러난다. ‘K-뷰티’의 활약 속에 화장품은 지난해 처음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향수 시장은 오히려 적자 폭이 커진 것.

관세청에 따르면 향수 품목의 적자 폭은 2012년 9092만 달러, 2013년 1억761만달러, 2014년 1억3013만 달러 등 해마다 커지고 있다. 올 들어서도 2월까지 1845만 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국내 화장품은 스킨케어 부문에 강점이 있지만, 향수에 있어서는 유럽 향수 선진국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프랑스향수 브랜드 아닉구딸을 인수하기도 했다.

고급 향수 시장이 커지자 화장품 업체는 물론 유통업체도 적극 뛰어드는 분위기다. 지난 2월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문을 연 에르페스 퍼퓸 부티크가 대표적. 에르메상스 라인은 100ml에 33만1000원이지만, 에르메스의 브랜드 파워에 힘입어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는 에르메스 뷰티라인에 대한 수입 및 국내 유통에 대한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또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스웨덴 브랜드 바이레도, 이탈리아 뷰티 브랜드 산타마리아노벨라 판권을 가지고 있으며, 자사의 수입화장품 편집숍 라페르바의 니치향수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이동욱 롯데백화점 향수ㆍ바디 바이어는 “최근 희소성 있고 독특한 향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어 더욱 다양한 니치 향수 브랜드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는 보다 더 희소성이 있는 니치 향수 브랜드가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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