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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정책리스크까지…복병 만난 은행권, 실적악화될까 전전긍긍
뉴스종합| 2015-04-15 10:47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가뜩이나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금융권에 정치ㆍ정책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비상이 걸렸다. 3중 리스크(금리ㆍ정치ㆍ정책 리스크)만 겹겹히 쌓이고 있는 셈이다.

특히 금융가에선 포스코에 이은 성완종 파문까지 더해지면서 향후 정치권의 사정 바람이 거세지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기업 구조조정에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가 개입되면서 금융권의 손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수 뿐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안심전환대출이라는 정책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은행권의 2분기 수익성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실기업 리스크에 안심전환대출 부담까지=당장 은행권의 수익성에 목을 죄고 있는 것은 부실기업 리스크에 안심전환대출 부담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수 뿐이 없다는 사실이다. 은행들은 1분기까지 경남기업 관련 예상손실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80% 이상 쌓아놔 향후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지만 2분기에 추가로 쌓아야 하는 충당금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법정관리 결과에 따라 여신 회수여부도 달라질 수 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회생이든 파산이든 법원이 판단하겠지만 원금탕감이나 금리인하, 만기연장 등으로 추가손실은 피할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가 안심전환대출 관련 주택저당증권(MBS)을 본격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시기라는 점도 2분기 은행권 실적 악화 가능성을 높인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로 인한 은행권 손실은 올해에만 1360억원으로, 1년 이상 보유할 경우 매년 3050억원의 이자이익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분기 이후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경남기업으로 시작된 부실기업리스크로 은행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한전선, 성동조선, STX조선해양 채권은행들은 이미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여기에 동부메탈, 우양에이치씨 부실화로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도 필요한 상태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상장기업의 가중평균 부도확률은 2009년 0.08%에서 2014년 0.22%로 가파른 상승 추세를 보였으며, 부실기업(부도확률 0.4% 이상)의 비중도 2010년 7%에서 2014년 27%로 급격히 상승했다.

▶또 정치논리 개입시 막대한 타격=전문가들은 경남기업 손실이 이처럼 커진 데는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로 기업을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경남기업은 지난 2013년 10월 워크아웃 승인 후 채권은행들로부터 추가지원을 받으면서 기존 대주주의 주식을 축소시키는 감자결정은 하지 않았다.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과 실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자본이 29%나 잠식된 상태라 감자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금융당국은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정치적 논리로 부실기업을 감싸 금융권 손실을 키웠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행태가 또 다시 반복될까 우려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채권단이 따로 있지만 실질적으로 금융당국의 시그널을 무시할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앞으로 부실기업 정리가 줄줄이 남아있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민은행이 STX조선해양 측에 320억원의 보증채무 이행을 요구하며 강제집행을 예고하자 창원상공회의소와 안상수 창원시장이 은행 측에 상환유예를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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