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홈쇼핑 대박기업 100곳중 5곳 뿐
뉴스종합| 2015-04-15 11:22
기업사활 좌우 히트 확률 5%
가성비 좋고 차별화가 성공비결

4년간 고전 한경희 스팀청소기
홈쇼핑 타고 중견기업 도약

30% 넘는 수수료 등 큰 부담
성공환상보다 치밀한 준비 우선


‘5%’. 성장률도, 대출 금리도, 주식 의무 신고와 관련한 숫자도 아니다.

바로 홈쇼핑에 고개를 내민 중소기업들이 갈망하는 숫자다. 홈쇼핑에선 1년에 대박(?)날 확률이 약 5% 정도다.

중소업체들이 이 숫자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5%에 끼면 대부분 제품 인지도를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히트상품이 되면서 회사 성장에 결정적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홈쇼핑 전쟁터에서 5% 이내면 살고, 밖이면 죽는 것이다.

홈쇼핑이라는 공간에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사활 건 경쟁이 펼쳐지면서 상품 생존을 좌우하는 ‘5%룰’이 조명을 받고 있다.

홈쇼핑 경쟁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최근 제품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온ㆍ오프라인을 통틀어 최고의 ‘성공 관문’인 홈쇼핑에서 ‘5%룰’을 통과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홈쇼핑업계 임원은 “5%에 속하느냐, 벗어나느냐가 장수냐, 하루 아침의 단명이냐를 결정하는 잣대가 됐다”고 했다. ▶관련기사 7면

5%룰을 확보해 큰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한경희생활과학이다. 오늘의 한경희생활과학을 만든 ‘스팀청소기’를 4년간 연구를 통해 세상에 내놨지만, 눈여겨 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홈쇼핑을 두드렸고, 초대박 주인공이 됐다. 스팀청소기 하나로만 2004년 매출 150억원, 2005년엔 1000억원대로 급성장한 것이다. 현대홈쇼핑의 ‘썬라이즈키친’도 2003년 첫 홈쇼핑에 판매를 시작하면서 10년만에 매출 1000억원대 중견기업 반열에 올랐다.

물론 앉아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 홈쇼핑 MD(상품기획자)들은 한경희 스팀청소기와 썬라이즈키친 등과 같이 히트친제품엔 ‘그들만의 대박 DNA’가 숨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대박상품의 특징은 가격대비 고품질, 제품 차별화 그리고 소비자 니즈 충족 등 3가지로 압축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롯데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상품 중 대박을 터트린 것들을 분석한 결과 대중적인 가격에 각자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제품들이 대박행진 주인공들이었다”고 했다.

5%룰은 기업들로선 험난하지만, 달콤한 유혹이다. 판로에 애를 먹고 있거나 마케팅 수단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이에 홈쇼핑 문을 적극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대박의 이면에는 기업의 존폐를 위협하는 어두운 그늘이 늘 존재한다고 홈쇼핑 관계자들은 강조한다.

실제 홈쇼핑 수수료는 평균적으로 물품 원가의 30%가 넘는다. 여기에 송출수수료, 콜센터 비용, 물류비, 카드수수료, 반품 수수료 등까지 업체들이 부담해야할 비용은 만만찮다. 또 제품을 다 팔지 못했을 경우 재고부담까지 고스란히 중소업체 몫이다. 이로 인해 대박은 커녕 ‘쪽박’을 차는 기업도 부지기수다.

홈쇼핑에서 유명한 한 MD는 “홈쇼핑에만 오면 히트가 보장된다는 대박 환상은 참으로 위험하다고 본다”며 “준비된 상품력, 준비된 경쟁력으로 승부하겠다는 기업, 특히 그런 중소기업이라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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