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성인 10명 중 3명 “은행, 돈 맡길수록 손해”
뉴스종합| 2015-04-20 08:56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기준금리가 1%대까지 떨이지면서 은행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10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은행에 돈을 맡길수록 손해라는 인식은 27.5%에 달했으며, 특히 50대 고연령층에서 은행에 대한 불신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향후 금융업권간 자금 이동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지난달 11일부터 16일까지 은행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은행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고 대답한 소비자는 10.6%에 불과했다. 이는 2년전(2013년) 조사 때보다 절반가량 낮아진 수치다. 고착화된 저금리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돈을 맡길수록 손해라는 인식은 27.5%로 2년전에 비해 7.2%포인트 늘었다. 특히 이같은 인식은 젋은층보다 고연령층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20대는 20%인 반면, 30대 23.6%, 40대 28.8%, 50대 37.6%로 나이가 많을수록 ‘은행은 손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은행=손해’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은행 이외에 뚜렷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70.3%)은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 외에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고 답했다. 증권과 부동산 어느 것도 과거와 같은 이익을 내기 어렵고(77.9%),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72.3%)도 은행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이유로 꼽혔다.

특히 10명 중 6명(60%)은 은행에 돈을 맡겨두는 것이 가장 안전한 재테크 방법이라고도 인식했다. 이같은 인식은 남성(26%)보다 여성(35.4%)이 많았고, 중장년층(40대 30.8%, 50대 25.2%)보다 젊은 소비자층(20대 34.4%, 30대 32.4%)에서 높게 나타났다.

향후 재테크 방법으로는 예ㆍ적금을 활용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시중은행 저축을 선택한 소비자가 30.7%로 가장 많았고 저축은행에 돈을 예치하겠다는 응답도 18.9%나 됐다. 2명 중 1명은 예ㆍ적금 쪽으로 투자방향을 설정하고 있는 셈이다. 펀드나 주식을 선택한 소비자는 24.5%였고 부동산투자는 20.2%를 차지했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펀드나 주식(남성 27.6%, 여성 21.4%) 및 부동산(남성 23%, 여성 17.4%)에 대한 투자 의향이 높은 편이었으며,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50대(30%)가 가장 많았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 “저금리 금융환경의 장기화로 금융소비자들이 위험자산 투자비중을 늘리는 머니 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충분한 수신을 확보하지 못하면 예대율 등 각종 은행 규제로 대출 수요 증가에 따른 수익창출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은행권에 선제적 수신기반 구축을 위한 전략을 촉구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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