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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 산만해서 성공했다? ‘주의력 장애’로 성공한 창업자들
뉴스종합| 2015-04-21 10:41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이혜원 인턴기자] 흔히 성공하려면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몰두하면 보다 나은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의력이 부족한 자녀를 둔 부모들이 걱정하는 이유는 그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산만한 아이라고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주의력결핍장애가 오히려 성공의 밑바탕이었다고 누구보다 산만했던 사업가들은 말한다.

▶친구 필기 복사하던 ‘낙제생’에서 세계적 ‘인쇄왕’으로…폴 오팔라 킨코스 창립자=폴 오팔라(Paul Orfalea)는 친구의 필기를 복사해 겨우 학업을 따라가던 낙제생이었다. 주의력결핍장애로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학창시절의 경험은 후에 오팔라가 세계적 기업가가 되는데 밑거름이 됐다. 필기를 복사해 다른 친구들에게도 나눠주면서 인쇄전문업체 창업을 구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폴 오팔라 킨코스 창립자

23살이 되던 해 그는 부모님의 도움으로 은행에서 5000달러(약 540만원)의 대출을 받아 킨코스(Kinkos) 1호점을 차렸다. 월 임대료 100달러에 9㎡ 남짓한 캠퍼스 인근 작은 사무실이었다. 이 곳에서 대학생을 상대로 공책ㆍ펜ㆍ연필 등 필기도구를 팔고 복사서비스를 시작했다. 출범 이후 10년 동안 전미에 80여개 지점이 생겼고, 고객은 대학생을 넘어 직장인에게까지 확장됐다. 양질의 이력서를 출력하거나 보고서를 인쇄해야 하는 사업가들도 킨코스를 애용했다. 현재 킨코스는 10개국에 1200개 지점을 두면서 세계적 기업이 되었다. 그 뒤에는 2004년 페덱스에 인수될때까지 킨코스를 경영한 오팔라의 노력이 있었다.

현재 그의 자산은 2억5000만달러(약 2700억원)로 추정된다. D와 F만 받던 산만한 낙제생이 세계 인쇄산업을 장악하게 된 힘에 대해 오팔라는 주의력결핍장애를 꼽았다. “산만하기 때문에 세세한 것을 신경을 쓰지 못했지만, 그 덕분에 큰 그림을 볼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의 장애는 사업에 있어서 되려 성공요소가 됐다고 언급했다.

▶ADHD는 몰입의 원동력…데이비드 닐먼 제트블루 창립자=미국 대표 저가항공사인 제트블루(Jetblue)를 세운 데이비드 닐먼(David Neeleman)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을 앓았다. 하지만 장애덕분에 오히려 한 분야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데이비드 닐먼 제트블루 창립자

닐먼은 청년시절부터 평생 저가항공사에 ‘올인’해왔다. 1984년 대학 3학년에 재학중이던 그는 학교를 그만두고 친구와 함께 모리스 에어(Morris Air)를 세웠다. 이후 1993년 회사를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에 매각한 후 닐먼은 웨스트젯항공, 블루에어 등을 세워 저가항공 사업을 이어간다. 그 경험으로 1999년 제트블루를 설립했고, 전자발권시스템을 일찍이 도입하면서 승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2007년 폭설로 회사가 막대한 피해를 입자 최고경영직에서 사퇴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은퇴한 것은 아니었다. 제트블루에서 물러난 이후 그는 고향 브라질에 저가항공사 아줄(Azul)을 세워 열정을 이어가고 있다. 

닐먼은 “ADHD의 신기한 점 중 하나는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게되면 미치도록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주의력 부족과 과잉행동이 오히려 새로운 것에 유연하고 과감하게 뛰어들 수 있게 만드는 힘이라는 것이다. 2009년 미 경제소식지인 인컴다이어리가 추정한 그의 자산은 16억달러(약 1조7300억원)다.

▶주의력 결핍이 ‘창업 도전’으로…피터 카이트 체크프리 창립자=피터 카이트(Peter Kight)에게 집중력이 있었다면 미국 전자결제산업을 이끈 체크프리(CheckFree)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전자결제시스템 회사인 체크프리를 만든 카이트는 어릴적 산만한 성격때문에 취업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원으로 시작한다면 경력을 쌓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학업을 마치자마자 창업의 길을 택했다.


피터 카이트 체크프리 창립자(사진=비즈니스와이어)

1981년 할머니댁 지하실에 간이 사무실을 마련해 체크프리를 출범시켰다. 전자결제서비스로 시작해 이후 온라인 결제, 모바일 뱅킹, 전자거래명세서 발급까지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사업시작 27년 후 카이트는 정보기술 솔루션업체인 파이서브(Fiserv)에 체크프리를 매각한다. 매각가 44억달러(약 4조7700억원)였다. 현재 그의 자산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07년 파이서브 부회장으로 일했을 당시 받은 연간 보수는 약 257만달러(약 28억원)로 알려진다.

souriran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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