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한국증시, 미국보다 중국과‘발맞추기’
뉴스종합| 2015-04-21 11:04
최근 뉴욕증시와 디커플링 심화
교역규모 美+日보다 中 비중커져
사드보다 AIIB참여 먼저 선택
대우건설·GS건설등 수혜주 부각



한국 증시가 미국보다 중국의 움직임과 함께 움직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주말 1%넘게 뉴욕 증시가 떨어졌는데도, 미국증시 급락이후 첫 장인 20일 한국 증시는 예상과 달리 상승세로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중국과 한국과의 교역 규모가, 미국과 일본 교역액을 합친 것보다 커진 상황에서 이같은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최근 미국 주도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논란에서 중국이 판정승을 거둔 점도 유의미 하다는 분석이다. 정치도 경제도 중국의 비중이 이전보다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美 보다 中=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3월까지 한국의 대중국 수출규모는 338억달러로, 미국(173억달러)과 일본(63억달러)에 대한 수출 규모를 크게 앞질렀다. 지난 3개월 동안 중국 수출로 거둬들인 경상수지 흑자폭도 100억달러를 훌쩍 넘는다. 지난해에도 한국은 중국에 1452억달러 어치를 수출해, 미국(702억달러)이나 일본(321억달러)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규모의 교역이 이뤄졌다. 중국과의 경제 체제 긴밀도가 심화된 것이다.

이같은 증상은 한국의 증시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17일 미국의 다우존스평균 산업지수는 1.54% 가량 큰 폭의 하락을 겪었지만, 직후 거래일인 지난 20일 한국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는 오히려 0.15% 상승한 채 마감됐다. 시간적으로 두 증시의 등락 사이엔 주말이란 시간이 끼어있었고, 중국 당국이 전격적으로 지급준비율을 인하했다는 호재를 감안하더라도 한국 증시의 상승 마감은 이례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와 한국 증시 사이에 ‘동조화 현상’이 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이머징마켓팀 팀장은 “한국 증시 참가자의 매매심리에 중국증시 흐름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양국의 경제적 연관성이 더욱 깊어져 한국 증시의 중국 동조화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명찬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과거에는 미국 증시가 오르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되면서 국내 증시도 탄력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이같은 동조화 현상이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정치도 ‘中 > 美’= 정치와 외교의 영역에서도 한국은 미국 보다는 중국과의 접촉점이 늘어가고 있다. 지난 3월과 4월 사이 진행된 ‘사드’냐 ‘AIIB’이냐는 논란에서도 한국 정부는 중국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일각에서는 AIIB라는 확실한 ‘현금’을 제시한 중국이, 안보라는 ‘미래 가치’를 제시한 미국에게 판정승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실제로 한국 증시에선 AIIB 수혜주들이 최근들어 급등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는 건설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대우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등도 한국 정부가 AIIB 가입을 결정한 다음 급등한 종목들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AIIB는 ADB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아시아지역 인프라 투자에 대한 관심을 확대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AIIB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실현시키는 ‘현금 주머니’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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