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신세계 가세…유통대기업 서울면세점大戰 불붙다
뉴스종합| 2015-04-21 12:04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현대백화점 그룹, 현대산업개발- 호텔신라에 이어 신세계그룹이 21일 별도 법인을 설립해 서울시내 면세점 유치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유통 대기업 간 ‘면세점 대전(大戰)’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백화점·마트 등 기존 채널에서 한계에 직면한 유통 대기업들은 면세점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면서 적과 손을 잡는 등 ‘합종연횡’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현재 6월로 예정된 서울 시내 대기업 면세점 특허권(2곳) 신규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기업은 현재까지 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 합작법인, 현대백화점, 롯데면세점, 신세계 등이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일찌감치 지난 1월 기자 간담회에서 ‘서울시내 면세점 도전’을 선언했고, 지난 12일 호텔신라와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세워 국내 최대 규모의 서울시내 면세점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 합작 면세점의 후보지는 현대산업개발이 운영하는 용산 아이파크몰로 결정됐다.



지난 9일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서울 시내 면세점 유치에 성공할 경우 삼성동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을 설치하겠다”며 출사표를 냈다.

코엑스 단지가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관광특구로 지정된데다 컨벤션 센터와 3개의 특급호텔, 카지노, SM타운, 코엑스몰, 백화점, 도심공항터미널 등 풍부한 관광 인프라를 갖췄다는 점을 현대백화점은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경쟁사들간 ‘합종연횡’ 전략까지 동원해 앞다퉈 서울시내 면세점 유치전에 뛰어들자 그동안 독점 논란을 의식해 머뭇거리던 ‘면세점 업계 1위’ 롯데도 참여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면세점 입지로는 김포공항(롯데몰)·동대문(롯데피트인)·신촌·이태원·신사동가로수길 등을 검토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옛 MBC 문화방송 사옥에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신세계그룹도 21일 “면세점 사업을 위한 별도 신규법인 ’신세계디에프‘를 세워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 입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갤러리아 백화점의 한화, 현재 워커힐 면세점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 등은 아직 입장 표명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잠재적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달 초 관세청이 밝힌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심사 평가 기준은 △관리역량(250점) △지속가능성 및 재무건정성 등 경영능력(30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ㆍ사회 발전 공헌도(150점) △기업이익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150점) 등이다.

이처럼 주요 유통업체들이 면세점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해마다 두자릿수 성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통업계로선 면세점이 거의 유일하게 안정적 성장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돌파구‘인 셈이다.

유통업계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모두 7조5000억원으로, 2013년(6조8000억원)보다 10.3%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점 시장 규모는 △2010년 4조5000억원 △2011년 5조3000억원 △2012년 6조3000억원 △2013년 6조8000억원 △2014년 7조5000억원 등으로 최근 해마다 두자릿수 안팎의 성장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신규 출점 효과를 배제할 때 백화점과 마트의 매출 증가율이 2~3%에 불과한 것과 비교해 충분히 매력적인 사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초 입찰이 마무리된 인천공항면세점의 경우 유통업체로서의 이미지와 해외진출 측면에서 중요했지만 거액의 입점 수수료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는 썩 구미가 당기는 물건은 아니었다”며 “하지만 서울시내 면세점의 경우 수익성까지 충분한만큼 어느 정도 역량을 갖춘 유통업체라면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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