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현장에서-홍석희]상승장에서도 소외되는 ‘개미들’
뉴스종합| 2015-04-22 11:01
개미들의 ‘거꾸로 투자’는 업계에선 이미 뉴스가 되지도 못한다. 개인들이 집중 매수에 나선 종목들은 줄줄이 마이너스의 수익률을, 반대로 기관과 외국인들이 매수한 종목은 상승했다는 기사는 8년전 증권부 기자 시절에도 수없이 썼던 기사다.

초저금리 상황과 엄청나게 풀린 현금 덕에 ‘대세 상승’이란 견해에 이견이 없는 2015년 들어서도 여전히 개미들은 예와 같다. 그들이 산 종목은 하나같이 ‘비실’대거나, 대다수가 ‘마이너스’기 일쑤다.

22일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결과도 개인의 패배다.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종목 20개 중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낸 종목은 파라다이스(13.98%), 셀트리온(118.53%), 게임빌(2.73%) 등 9개 밖에 안됐다. 나머지 11개는 마이너스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LG화학은 50%넘게 올랐다. 외국인이 집중 매수한 종목 20개 가운데 16개는 주가가 올랐다. 기관 역시 마찬가지다. 기관이 순매수한 20개 종목 가운데 18개는 플러스를, 단 2개만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상 이런 상황에 대한 원인을 개인들의 ‘정보부족’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른 한 축은 기관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란 게 기자의 생각이다. 한국 증시에서 개인들의 직접 투자 비중은 50~60%가량 된다.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경제 규모의 증시에선 찾기 어려울 만큼 높은 비율이다. 이런 데는 원인이 있다.

예컨대 올들어 18%가 넘게 떨어진 현대위아에 대해 증권사들(대신,SK,유진)이 제시한 목표가는 21만원이다. 투자 의견은 매수 일색이다. 20%가까이 주가가 떨어졌지만 증권사들은 매수만을 외친다. 매도 의견은 전체 리포트 생산량의 0.1%도 되지 않는다.

지난 2월 증권사 한 연구원은 “기관의 힘이 너무 약하다. 개인들이 기관에 돈을 맡기지 않는다. 그래서 매수 추천을 하고서도 매수에 나서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에선 긍정했지만, 돌아서선 동의하기 힘들었다. 수익이 나든 안나든 무조건 떼가는 수수료와,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져도 책임지지 않는 관행은 개인들이 기관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 원인이 된다. 삼성증권과 한화투자증권 등이 ‘고객 수익률’을 지상과제로 내건 실험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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