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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예매율 94% ‘어벤져스2’, 1000만돌파 화끈한 시동?
엔터테인먼트| 2015-04-22 13:54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의 핵폭탄급 등장에 극장가가 떨고 있다. 개봉 2주 전부터 70%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하더니, 개봉 전날인 22일엔 94.6%(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라는 역대 최고 예매율을 찍었다. 사전 예매량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77만 장으로, ‘인터스텔라’(2014)의 13만 장, ‘명량’(2014)의 20만 장, ‘트랜스포머3’(2011)의 40만 장 기록을 훌쩍 넘었다. 아이맥스(IMAX) 상영관의 경우 지난 15일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접속자 수가 폭주, 한 때 사이트가 먹통이 되기도 했다.

역대급 흥행돌풍 조짐에 경쟁작들은 일찌감치 몸을 사렸다. ‘어벤져스2’와 같은 날 개봉하는 ‘약장수’, 한 주 뒤 개봉하는 ‘위험한 상견례2’와 ‘차이나타운’ 등이 있지만, 그리 큰 규모의 영화들은 아니다. CJ엔터테인먼트가 제공/배급하는 ‘악의 연대기’ 경우, 3주 가량 공백을 두고 5월 14일 개봉한다. ‘어벤져스2’가 1000곳 이상의 상영관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평균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들이 정면 승부를 벌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폭발적인 예매량을 올리고 있는 데다, 경쟁작들도 알아서 길을 비켜주니 벌써부터 ‘대박’ 전망이 나온다. 조심스럽게 역대 개봉 외화 사상 최고 흥행 기록도 점쳐진다.


▶마블 브랜드ㆍ전작 후광 만으로도 ‘후끈’=‘스파이더맨’, ‘엑스맨’, ‘아이언맨’ 시리즈 등 마블 코믹스의 작품들은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원작에 대한 충성도와 풍성한 볼거리 등으로 역대 마블 히어로 영화들은 국내에서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토르: 다크월드’(303만 명),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396만 명),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416만 명),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431만 명) 등은 300만 이상 관객을 모았다. 특히 ‘어벤져스2’의 전작인 ‘어벤져스’는 약 707만 명을 동원했고, ‘아이언맨3’는 900만 명 이상을 모으며 마블 히어로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어벤져스’의 후광을 등에 업고 출발한 ‘어벤져스2’는 제작 과정 일거수일투족이 팬들을 설레게 했다. 포스터와 스틸, 예고편이 공개될 때마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식했고, 전작의 제작비 2억 달러를 뛰어 넘는 2억5000만 달러가 투입된 사실은 영화의 스케일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겼다.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 ‘스칼렛 위치’와 ‘퀵 실버’ 등 새로운 캐릭터, 인공지능과 무한복제 능력을 갖춘 악당 ‘울트론’의 존재 등도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강남역 ‘김밥OO’이?=국내에서 유독 ‘어벤져스2’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은, 한국 촬영분이 포함된 영향도 있다. 지난 해 ‘어벤져스2’ 팀은 마포대교, 세빛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월드컵 북로, 청담대교, 강남대로, 탄천 등에서 국내 촬영을 진행했다. 촬영에 앞서 마블 스튜디오의 대표 케빈 파이기 프로듀서는 “한국은 최첨단 기술과 독특한 아름다움을 가진 최적의 촬영지”라고 치켜세웠고, 조스 웨던 감독은 “마포대교를 뒤로 하고 보이는 여의도 중심의 빌딩 능선은 최고”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뚜껑을 연 ‘어벤져스2’에서 한국 촬영분은 10여 분 가량 등장한다. 세빛섬은 한국 배우 수현이 연기하는 ‘닥터 조’의 연구소로 설정됐다. 어벤져스 군단의 전투기는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의 하늘을 활공하고,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의 오토바이 질주 씬은 강남대로와 강남역 일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촬영 당시 한국 외에도 영국,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23개 지역을 로케이션했는데, 미국 뉴욕을 제외하고는 극 중 도시명이 직접 언급되는 건 서울이 유일하다. 


▶“한국 팬들 사랑해요” 할리우드 스타들 구애도 한 몫=‘어벤져스2’를 둘러싼 관심에 제대로 부채질을 한 건 할리우드 스타들의 한국 방문이다. 지난 16일 조스 웨던 감독을 비롯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마크 러팔로, 수현은 월드투어 국가 중 한국을 가장 먼저 찾았다. 17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어벤져스2’의 주역들은 짧은 문답 시간에도 유머 감각과 공손함을 뽐내며 국내 취재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 국내 팬 2000여 명이 몰린 레드카펫 및 쇼케이스 행사는 약 2시간20여 분에 걸쳐 진행됐다. 대표적 친한(親韓) 스타인 브래드 피트가 최장 시간(2시간30여 분) 레드카펫 행사를 가진 ‘퓨리’(2014) 때와 비견할 만 했다. 한국에서 2박 3일의 일정을 보낸 ‘어벤져스2’ 팀은 18일 중국으로 떠났다. 내한 행사를 기점으로 사전 예매율은 90%까지 치솟았다.

‘어벤져스2’를 홍보를 담당하는 이채현 호호호비치 실장은 “‘어벤져스2’의 사전 예매량 75만 장은 ‘명량’ 개봉일의 3배 이상, ‘인터스텔라’의 5배 이상”이라며 “배우들의 내한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대한민국 촬영과 한국 배우 출연 등 전례 없는 이슈도 있었고, 내한 배우들의 에너지가 예매율 상승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언론의 호의적인 기사들이 온라인에서 반향을 일으키면서 탄력을 받아 80% 대 예매율이 95%까지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역대 마블 영화ㆍ외화 최고 흥행작 나올까=폭발적인 사전 예매율과 영화 팬들의 반응을 보면, ‘어벤져스2’의 흥행은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어느 정도의 규모일 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일단 ‘어벤져스’의 700만 관객을 넘어 역대 마블 히어로 영화 가운데 최고 흥행작에 오를 가능성은 크다. 문제는 1000만 문턱을 넘느냐인데, ‘어벤져스2’는 팬층이 젊은 관객에 집중돼 있다는 약점이 있다.

역대 천만영화의 경우 대부분 고른 연령대에서 관람 행렬이 이어졌다. 지난 해 대박을 터뜨린 ‘명량’(1760만 명), ‘국제시장’(1420만 명)의 경우, 극장의 ‘큰 손’이 아닌 40~50대 관객까지 끌어모은 점이 주효했다. 외화 중에서 천만 고지를 넘은 ‘겨울왕국’(1030만 명), ‘인터스텔라’(1027만 명)의 경우엔 자녀들을 동반한 부모 관객이 흥행의 한 축을 담당했다. 특히 ‘인터스텔라’는 영화에 등장하는 물리학 이론 등이 화제가 되면서,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이 교육적 차원에서 관람에 나서기도 했다. 


정지욱 평론가는 ‘어벤져스2’에 대해 “한국 촬영 이슈가 크게 부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임팩트가 떨어진다”며 “결국 초반몰이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젊은 관객과 가족 단위 정도로 관객 층이 한정되는 영화인데, ‘겨울왕국’은 개봉 시기가 겨울이었지만 4~5월에 극장을 얼마나 찾을 지 의문이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일단 주말 황금시간 대 아이맥스 티켓이 동나면서, 2D 혹은 3D 관람 후 아이맥스관을 또 찾겠다는 관객 반응이 많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라며 “젊은 관객 층을 중심으로 재관람 열풍이 활발하게 일어난다면 천만 관객을 넘어설 가능성은 커진다”고 낙관적인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재관람 열풍은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어벤져스2’는 이제 막 그 시험대에 올랐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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