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커피 사랑에 몸살 앓는 지구
뉴스종합| 2015-04-22 14:30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한국인의 주식은 밥이라지만 이보다 커피를 더 자주 마시는 시대가 왔다. 2013년 기준으로 한국인이 1주일에 커피를 마시는 빈도는 12.2회. 1인당 커피 소비량도 2008년 2.91kg에서 2011년 3.38kg 약 17% 증가했다.

늘어난 커피 소비만큼 시장이 커지고 경제에 기여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에 따라 버려지는 폐기물도 늘어나고 있다. 원두의 일부분이 커피로 추출하고 나머지 80%는 쓰레기로 버려진다. 커피업체들은 남은 커피 찌꺼기를 담아 버리는 음식물 종량제 봉투에만 상당한 돈을 쓰고 있다. 커피를 담아 마시는 1회용 컵도 온전히 재활용되지는 않는다. 실제 매년 버려지는 커피찌꺼기만 23만 톤, 종이컵은 230억 개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경제의 선순환에는 미덕인 커피 소비가, 환경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악덕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규모 커피 전문점들은 환경 보호와 비용 절감을 위해 머그컵이나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엔제리너스 텀블러를 가지고 매장을 방문한 이에게 아메리카노 1잔을 무료로 제공하며, 그린티라떼, 그린티, 그린티 스노우를 할인해 준다.

커피빈에서는 음료를 주문하는 모든 고객들에게 ‘에코컵(재사용컵)’을 증정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하루 동안 병 음료를 제외한 음료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플라스틱 재질의 에코컵을 나눠준다.

스타벅스 역시 개인 머그, 텀블러 등을 지참한 고객에게 음료 1잔당 300원을 할인해주는 다회용 컵 할인 캠페인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최근 이를 통해 할인을 받은 수가 1000만번을 넘기도 했다.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2011년부터 커피 찌꺼기를 천연퇴비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서울숲에 전달해 왔다. 앞으로는 커피 찌꺼기를 친환경 퇴비뿐만 아니라 축산사료, 활성탄으로 재탄생시켜 전체 배출량의 50%에 해당되는 약 2000톤을 재활용할 계획이다.

커피 찌꺼기는 식물이 생장하는데 필요한 질소, 인산, 칼륨 등이 풍부하고 중금속 성분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흙과 커피 찌꺼기를 9대1 비율로 섞어 사용하면 유기질 비료 역할을 한다. 또 커피 찌꺼기가 습도를 유지해 줘 해충을 막아주기도 한다. 커피 내린 물을 잎에 뿌려주면 병충해 방지 효과를 볼 수 있다.

커피 찌꺼기가 아웃도어 의류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커피 찌꺼기에서 나노 입자를 추출해 원사에 주입해서 원단을 만든다. 커피의 탈취 성분이 땀 냄새를 제거한다. 자외선 차단 효과, 건조 효과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이더’는 이 원단을 사용해 ‘리제르 클라이밍 지퍼티’를 출시한 바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커피찌꺼기를 냉장고나 신발장 탈취제로 재활용할 수 있다. 커피 찌꺼기를 전자레인지에 1~2분간 가열해 건조시킨 후, 종이봉지에 담아 냉장고에 담아두면 잡냄새가 제거된다. 음식물 쓰레기 위에 커피 찌꺼기를 뿌려 휴지통에 버려도 악취를 제거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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