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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채널②] 아스톤빌라에 FA컵 결승 티켓 내준 리버풀, 염려되는 세 가지 문제점
엔터테인먼트| 2015-04-23 16:17
[헤럴드 H스포츠=이상준 객원 기자] 리버풀이 19일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아스톤빌라와의 14/15 FA컵 준결승전에서 1-2로 역전패 당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총체적 난국’ 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경기였다. 이 총체적 난국 중에서도 리버풀이 FA컵 결승진출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으며 앞으로 남은 리그가 염려되는 3가지 문제점을 파헤쳐 본다.
 
1. 엠레 찬의 불안했던 수비
 
아스톤빌라전 경기 전반전에 가장 많이 김동완 SBS 해설위원에게 언급된 선수는 선제골을 넣은 리버풀의 필리페 쿠티뉴도, 동점골을 넣은 아스톤빌라의 크리스티안 벤테케도 아닌 리버풀의 수비수 엠레 찬 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가 잘해서 언급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전반 내내 공격 가담 후 빠르게 수비에 복귀하지 못하며 아스톤 빌라 공격수들에게 뒷공간을 내주었다. 전반 36분 아스톤 빌라의 드로잉 상황에서 중앙선 부근까지 올라가 있던 엠레찬은 볼을 이어받은 파비앙 델프의 돌파에 오른쪽 측면을 내주었고 이는 크리스티안 벤테케의 동점골로 이어졌다. 엠레 찬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마르틴 스크르텔과 데얀 로브렌이 오른쪽으로 수비의 축을 이동시켰고 그 빈자리를 파고든 크리스티안 벤테케의 슈팅을 저지하지 못했다.
  

후반 53분의 터진 파비앙 델프의 역전골 역시 엠레 찬의 두 번째 보이지 않는 실수가 골로 연결되고 말았다. 역전골의 시발점이 되었던 상황. 크리스티안 벤테케가 헤딩으로 떨어뜨려 준 공을 파비앙 델프가 리버풀의 오른쪽 측면으로 쓰루 패스 하려는 상황이다. 빨간 원 안에 있는 오른쪽 수비수 엠레 찬이 공간을 파고드는 크리스티안 벤테케보다 훨씬 앞에 위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역전골이 터지기 직전의 상황. 잭 그릴리쉬가 문전에 있는 파비앙 델프에게 패스를 하고 있다. 사진 속 빨간 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슬라이딩 태클을 통해 충분히 패스를 컷트해 낼 수 있었다. 페널티 박스 안이라 슬라이딩을 하기 어려웠을지라도 충분히 볼을 뺏어낼 수 있었다. 엠레 찬이 어물쩡 거리는 사이에 패스는 파비앙 델프에게 연결되었고 이 패스는 역전골로 연결되었다.
 
사실 엠레 찬은 원래 중앙 미드필더를 주포지션으로 하는 선수이다. 리그 전반기에 중앙 미드필더로 간간히 교체 출전하며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엠레 찬은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 쓰리백 전술을 도입한 이후 수비수로 기용된다. 탄탄한 신체조건에서 나오는 강인한 몸싸움 능력과 왕성한 활동량으로 엠레 찬은 리버풀의 쓰리백 전술에 한 축을 담당해왔다. 본래 포지션이 미드필더인 선수다보니 원래 엠레 찬은 자주 공격에 가담한다.
 
아스톤빌라와의 경기에서만 공격 가담이 잦았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리버풀이 13경기 연속 리그 무패행진을 하며 상승세를 타던 시기에 엠레 찬의 공격 가담은 리버풀 공격의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렇다면 왜 이날 경기에서 엠레 찬은 유독 불안한 모습을 보였을까?
 
전반 막판 김동완 SBS 해설위원은 ‘엠레 찬의 몸상태가 이상한 것 같다’고 언급하며 엠레 찬의 부상을 염려했다. 그러나 교체 없이 90분 풀타임을 뛴 것을 볼 때 부상이 부진의 원인은 아니었다. 특별한 부상이 없다면 잦은 전술변화에 따른 혼란이 갑작스러운 부진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원래 중앙 미드필더를 주포지션으로 하는 21살의 어린 수비수에게 쓰리백-포백 간의 잦은 수비 포메이션 변화는 전술적인 혼란을 줄 수 있다. 체력저하 또한 갑작스러운 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확실히 아스톤빌라와의 경기에서 엠레 찬은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보이지 않았다. 잦은 공격 가담 이후 빠르게 수비로 복귀하던 예전의 경기와는 달리 공격 가담 후 수비로 복귀하는데 있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원래 강한 피지컬과 활동량을 무기로 하는 선수인데다 어린 선수가 자신의 가치를 팀에 증명하기 위해 너무 열정적으로 뛰다보니 리그 막바지에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게 된 것이다.
 
<사진= SBS 중계화면 캡처>
 
byyym36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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