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정책
‘남침’ 빠진 KBS ‘뿌리깊은 미래’ 중징계…보수 편향된 정치 심의?
엔터테인먼트| 2015-04-24 09:37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KBS의 특집 다큐멘터리 ‘뿌리깊은 미래’가 공정성, 객관성의 문제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인 경고 제재를 받았다. 경고는 법정 제재로 벌점 2점을 받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는 지난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KBS 1TV ‘광복 70주년 특집 뿌리깊은 미래’가 “왜곡된 역사 인식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방송했다”고 판단해 경고 제재를 의결했다.

지난 2월 7일 방송된 ‘뿌리깊은 미래’는 광복 이후 전쟁과 혼란상황을 잘 극복해 나간 국민들의 생활상을 그린 다큐멘터리다. 


방심위는 이 다큐멘터리가 “한국전쟁 발발, 서울 수복 후 부역자 처벌, 미군의 흥남 철수 등의 역사적 사실을 다루면서 맥락상 필요한 부분을 생략하거나 특정 장면의 부각, 사실과 다른 내용의 내레이션 등으로 왜곡된 역사 인식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방송했다”고 밝히며,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9조(공정성)제1항, 제14조(객관성)를 적용, ‘경고’를 의결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다큐멘터리에서 문제 삼은 부분은 한두 장면이 아니다. 방심위는 이 다큐멘터리 내용의 대부분을 국가정체성을 고려하지 않은 ‘역사 왜곡’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조용기 위원은 “근현대사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에는 국가 정체성 문제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북한이 왜 남침을 했는지, 부역자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등을 다루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북한의남침’ 등 정보 누락 부분을 지적했다. 방심의 전체회의에서 진행된 심의에선 전체 9명의 심의위원 중 여당 추천 5명이 ‘경고’ 의견을 냈고, 여당 추천 1명은 ‘주의’, 야당 추천 3명은 ‘의견제시’(2명), ‘문제없음’(1명) 의견을 냈다.

앞서 KBS PD협회는 해당 다큐멘터리가 심의에 올랐을 당시 성명을 통해 “프로그램의 본질은 외면한 채 색안경을 끼고 해당 방송을 시종일관 좌편향 다큐로 몰아가고 있다”며 “방심위의 정부·여당 측 인사들은 해당 방송의 기획의도와 전체적인 흐름,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과 단합으로 나아가자’는 본질적인 메시지를 무시한 채 레드 콤플렉스에 빠져 해당 프로그램과 제작진을 좌편향된 ‘빨갱이’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치와 색깔 논쟁을 들이밀어 방송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는 그 어떠한 시도도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며 보수 편향된 ‘정치 심의’라고 주장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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