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車부품업계 1분기 수출 4.7% 감소
뉴스종합| 2015-04-24 11:10
한국 완성차 수출도 줄줄이 타격…도요타 美수출 11% 증가와 대조
반도체·철강도 어두운그림자


글로벌 경기침체로 비상이 걸린 우리 수출기업들에게 ‘엔저’ 파고가 덮쳤다. 세계 시장에서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는 물론 석유화학ㆍ반도체ㆍ전자ㆍ조선 등 한국의 주력 산업군 대부분이 일본의 수출품과 중복된다. 엔저를 무기로 치고 올라오는 일본의 공세에 한국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완성차업체의 수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감소했다. 현대차는 전년동기 대비 8.6%, 기아차는 8.4% 줄었다. 한국GM은 14.3%, 쌍용차는 40.7%나 급감했다. 세계 자동차 1위인 일본의 도요타는 올해 1분기 미국 판매량이 10.5% 늘면서 1년 전 13.9%이던 미국 점유율을 14.6%까지 끌어올렸다.

일본 업체와 경쟁이 심한 자동차 부품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 1분기 자동차 부품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4.7% 감소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는 한ㆍ일 간 수출경합도가 다른 산업의 배 수준에 달해 피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산업연구소는 원/엔 환율 10% 하락 시 자동차 수출액은 12%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선업계도 엔저 부담이 적지 않다. 지난 1월 월간 선박 수주량에서 일본은 7년 만에 세계 1위에 올랐다. 특히 한국 업체의 주력 시장인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부문에서 일본의 상승세가 무섭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역시 무풍지대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일본 도시바와 경합 중인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엔저를 등에 업은 도시바의 가격 인하 공세를 우려하고 있다. 공급 과잉에 직면한 석유화학과 철강 부문은 일본과 수출 경쟁이 치열하다.

NH투자증권 안기태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업체들이 아직까지 엔화 약세 폭에 비해 수출단가를 크게 낮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일본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달러 표시 단가 인하에 나선다면 한국 수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환율을 제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뚜렷한 방안이 없다는 의미다. 한국무역협회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우리 기업은 환율 및 유가 변동성에 대비해 물류비 절감, 제조공정 축소 등을 통한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미래산업에 대한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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