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애물단지 된 블랙박스 할인특약…손보사들, 손해율 악화 등 속속 폐지
뉴스종합| 2015-04-27 11:36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손해보험사들이 블랙박스(영상정보처리장치) 장착 차량에 대해 일부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블백박스 할인특약’을 속속 폐지하거나 할인율을 줄이고 있다. 이는 당초 손보업계가 손해사정비용 등 비용 절감으로 인한 손해율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가고, 되레 모럴헤저드 등 부작용만 낳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손해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초 LIG손해보험이 업무용 차량에 대해 블랙박스 할인특약을 전면 폐지한데 이어 최근 롯데손해보험도 업무용 차량에 대해 블랙박스 할인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롯데손보는 당초 업무용 차량에 대해 4%의 블랙박스 할인을 제공했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블랙박스 장착차량에 대해 보험료 할인을 제공한 이유는 (사고 후)명확한 과실여부를 밝힐 수 있어 운전자간 분쟁을 피하고, 손해사정비용 등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기 때문”이라며 “비용 절감은 고사하고 블랙박스 장착 업무용 차량의 손해율이 4% 포인트 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손보업계에서는 일부 소비자들이 블랙박스 보험료 할인를 받기 위해 장착도 하지 않거나, 고장난 블랙박스를 정상 가동한다고 속여 보험가입 시 보험료를 부당 할인 받는 등 모럴헤저드도 적지않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블랙박스 할인특약 상품이 개발될 당시와 달리 블랙박스 장착 차량이 보편화 된 것도 손해율 관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LIG손보 관계자는 “보험가입 과정에서 블랙박스 창작여부에 대한 확인업무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사고가 발생해야 장착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할인보험료 환수 등)민원 발생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용 차량에 대해서는 할인혜택을 주다가 없애는 것인 만큼 정서상의 이유로 폐지를 못하고, 우선 업무용 차량에 대한 할인특약을 폐지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향후 전 업종에 대해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화재도 업무용 차량에 대해 4%에서 1%로 할인율을 대폭 낮춘데 이어 동부화재 역시 4%에서 3%로 할인폭을 줄였고,LIG손보와 롯데손보가 전면 폐지하는 등 블랙박스 할인율을 낮추거나, 속속 폐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품개발 당시 블랙박스 장착 차량이 희소했으나, 지금은 저렴한 블랙박스가 출시돼 보편화된 상태”라며 “가격이 싼 블랙박스는 화질도 좋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지는 등 전체 차보험 시장규모만 줄이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료 인하 혜택에 따른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는 만큼 향후 블랙박스 할인에 대한 인하 또는 폐지 가능성은 손보업계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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