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가짜 백수오’ 논란 종식될까…식약처 30일 재조사 결과 발표
뉴스종합| 2015-04-29 16:12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가짜 백수오’ 논란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재조사 결과가 오는 30일 발표된다. 한국소비자원과 백수오원료 제조업체 내츄럴엔도텍의 진실공방을 끝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가짜 백수오 논란은 지난 22일 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된 백수오 제품 32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소비자원은 6개 업체의 완제품이 성분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이들 업체에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을 공급한 내츄럴엔도텍의 가공 전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의 검사 방식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소비자원이 조사 과정에서 시료 밀봉 등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았으며, 소비자원이 사용한 IPET(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 검사법은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감별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또 식약처가 지난 2월 내츄럴엔도텍의 원료를 조사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던 것도 주장의 근거다.

소비자원은 식약처 공인 유전자검사법(PCR)과 IPET 시험법 등 2가지 방법으로 교차 분석했으며, 시료 수거도 검찰 및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과 함께 정당하게 진행했다고 맞섰다. 2월 식약처 검사 당시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두 조사기관이 수거한 원료 시료가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츄럴엔도텍이 소비자원을 상대로 민ㆍ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고 소비자원도 검찰 수사를 의뢰하면서 양측 공방은 법정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 사이 코스닥 대장주였던 내츄럴엔도텍의 주가는 연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9만12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소비자원의 발표가 난 22일부터 27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치면서 지난해 말 수준인 4만5400원까지 주저앉았다. 28일에야 3.85% 반등한 4만71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소비자원 발표 전 1조7594억원으로 코스닥 8위였던 시가총액도 8000억원대로 반토막났다.

여기에 내츄럴엔도텍 측이 조직적인 공매도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사장은 “내츄럴엔도텍 주식 1000만주 가운데 200만주가 공매도에 이용되고 있다”며 “소비자원 발표로 이득을 보는 건 공매도 세력뿐”이라고 주장했다. 소비자원의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한 누군가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매도함으로써 차익을 취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달 초 내츄럴엔도텍 주식의 공매도는 전체 거래 비중의 4% 미만에 불과했지만,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발표 1주일 전인 14일 공매도 거래량은 8만6330주로 전체 거래의 23.58%로 급증했다.

김철환 내츄럴엔도텍 영업본부장이 이달 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자사 주식 1만주를 매도해 7억원 가량의 차익을 거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 본부장이 주식을 팔기 시작한 지난달 26일은 소비자원이 내츄럴엔도텍 이천 공장을 방문해 원료를 수거한 날이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거래소 등 관계당국도 조사에 들어간 상황이다.

식약처의 재조사 결과는 이러한 여러 논란들을 일차적으로 정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재조사 결과에서도 이엽우피소가 검출된다면, 100% 진짜 백수오만을 사용한다는 내츄럴엔도텍의 주장은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내츄럴엔도텍 역시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소비자원의 시료 수거 방식 등과 관련해 민ㆍ형사상 소송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지만,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식약처의 재조사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을 때에는 양측의 진실공방이 다시 수렁 속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원은 지난 2월 식약처 조사 결과와 이번 소비자원 조사 결과가 다른 이유에 대해 두 조사기관이 수거한 원료 시료가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펼쳤는데 이번에도 이런 논리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 역시 같은 이유를 들어 식약처의 조사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더라도 소비자원의 조사가 완전히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내츄럴엔도텍이 식약처 조사 결과를 발판 삼아 소비자원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주가 회복을 노리는 동안 소비자원은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내츄럴엔도텍 관계자는 “식약처 조사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엽우피소가 검출될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가짜 백수오’ 논란 속에 시중에서 백수오 관련 제품이 자취를 감춘 가운데 유통업계 대부분은 식약처 조사 결과에 따라 판매 재개 여부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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