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미국發 악재, 잘 달리던 코스피 발목잡나
뉴스종합| 2015-04-30 11:16
美 GDP ·FOMC 발표 영향
뉴욕·유럽증시 일제히 하락
8일 고용지표 발표 초미관심
많이 오른만큼 ‘잠시 관망’ 의견도



30일 서울증시에는 미국발(發) 굵직한 재료 2개가 던져졌다.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0.2%로 잠정집계됐다. 1.0%로 내다봤던 전문가들의 예상에 크게 못미쳤다. 성장률 발표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데이터를 좀 더 보겠다’고만 밝혔다. 금리 인상 기가 늦춰질 것이란 관측에 환호하던 뉴욕 증시는 더이상 없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나쁠수록 증시가 오르는 ‘악재의 역설’은 옛 이야기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FOMC 발표가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기간 조정’이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뉴욕 3대 지수 일제 하락= 강력한 미국발 재료를 받아들고 출발한 30일 주식시장은 코스피 지수가 소폭 등락을 보이고 있다.

29일(현지시각) 뉴욕 증시는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이날 뉴욕 증시 하락은 예상치를 한참 하회하는 미국의 GDP 성장률 발표 때문이었다. 지난 1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은 0.2%에 그쳤다. 톰슨 로이터 전문가 예상은 GDP 1.0% 상승이었다. 그간 경제지표가 나쁠 때마다 오히려 증시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이날 뉴욕 증시의 하락은 상대적으로 커 보였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만8035.53으로 0.41%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5023.64로 0.63% 떨어졌고, S&P500지수도 2106.85로 0.37% 하락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FOMC를 마친 뒤 “노동시장이 추가적으로 개선되고 인플레이션이 중기 목표인 2%대로 움직인다는 합리적인 확신이 있을 때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추후 판단’이라 여지를 남긴 것이다.

미국 성장률이 예상에 못미친 것으로 나오자 유럽증시가 폭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 지수는 3.21%, 프랑스 파리증시 CAC40 지수는 2.59%, 영국 런던증시 FTSE100 지수도 1.20% 떨어졌다. 그리스 신용등급이 낮춰진 것도 글로벌 증시에 ‘악재’로 평가된다. 전날 무디스는 그리스 국가 신용등급을 ‘Caa1’에서 ‘Caa2’로 한 강등했다.

이제 관심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오는 5월 8일로 맞춰진다. 이날은 미국의 비농업부문고용지표가 발표된다. 결과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다시 한번 춤출 개연성이 높다. 미국 경제의 70~80% 가량을 차지하는 것이 소비인데, 그 소비력의 바탕이 되는 것이 바로 고용지표인 탓이다. 고용지표가 높게 나올 경우엔 금리 인상 시기가 당겨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으며 또한번의 증시 하락 우려가 높다.

▶韓 증시 어디로?= 증권가에선 ‘미국발 쇼크’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어제 미국 법인에서 시황을 보내온 것을 보면, 미국에서는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며 “금리 인상 시기 전망은 당분간 ‘관망’으로 돌아섰다는 설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 고점과 관련해서도 2180~2200선 아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업들의 1분기와 2분기 실적은 상향됐다. 다만 2011년보다 더 고점을 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조정은 기간 조정과 가격 조정 두가지가 있다. 현재는 쉬어가는 구간, 즉 기간 조정 구간”이라며 “주가가 올랐으니, 이제는 좀 관망세로 보자는 추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어제 FOMC 회의록은 아주 의미있는 내용이 없다. 국내 증시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그간 미국에선 악재를 호재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더이상 악재가 호재가 되는 상황은 지나간 것”일고 전망했다.

국내적으론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라진 것도 증시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NH투자증권은 최근 2분기 중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을 철회했다. 하나대투증권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50% 이하로 전망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전날 “경제에 미약하지만,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시장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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