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적금등 불티…중국 하나통합은행 잘나가네
뉴스종합| 2015-05-01 11:03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여부를 두고 하나금융그룹과 외환은행노조 측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두 은행의 통합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는 곳이 있다. 중국하나통합은행이 바로 그곳이다. 중국 하나통합은행은 통합 전 두 은행의 비교우위를 살리는 한편, 중국 현지화를 적극 추진해 영업력을 강화해가고 있다.

중국 하나통합은행이 지난 1월 초 중국에서 출시한 168 적금의 구좌수가 3월 말 기준 2만4598구좌를기록했다. 출시 당시 영업일 기준 4일만에 1만구좌를 돌파한 이후 ▷1월 말 1만 7852구좌 ▷2월 1만9333좌에 이어 다시 한달만에 약 5000구좌가 늘어 고객 유치에 점점 가속도가 붙는 추세다. ‘부자가 되다, 큰 돈을 벌다’의 의미를 가진 ‘파()’자와 발음이 유사한 숫자 ‘8(빠)’로 끝나는 168 적금의 이름이부자가 되는 것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에게 쉽게 다가간데다 2.8~3.3%의 다른 현지은행보다 높은 최대 8%의 금리가 매력적이기 때문.

2012년 2.17합의로 외환은행이 하나금융그룹에 인수되면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받았지만 중국에서는 외환은행 중국법인이 유지될 수 없었다. 중국 금융당국이 ‘1 지주사 1은행’ 원칙을 고수했기 때문. 이듬해 7월 중국 금융당국은 두 은행의 중국법인의 통합 방안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내 통합을 촉구했다. 하나금융그룹은 가치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PwC 사의 평가에 따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비율을 59.7 대 40.3으로 산정했다. 이후 전산시스템과 관련 규정 통합을 거쳐 12월 12일 중국 금융당국의 합병 승인을 얻어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라는 이름으로 통합을 완료했다.

통합은 현지 상황에 의해 이뤄졌지만 시너지 효과는 컸다. 하나은행은 중국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소매 금융에 강점이 있었지만 기업 금융의 노하우는 부족했다. 외환은행은 대부분의 거래를 현재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 의존하고 있어 위안화 영업조차 하고 있지 않던 상황이다. 통합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선택이었다. 2013년 하나은행 3240만위안, 외환은행 5990만 위안이었던 당기 순이익은 2014년 1억1690만 위안으로 26.7% 증가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현재 중국 하나통합은행의 자산규모 435억4000 위안을 2025년까지 1290억위안까지 늘려 중국내 외자은행 중 5위 안에 든다는 계획이다.

현지화는 중국 하나통합은행의 또다른 무기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동사장(이사회 의장)은 물론 중국 내 30개 영업점 및 분ㆍ지행장을 가급적 중국 현지인으로 채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중국 ‘꽌시(關係)문화’에 익숙하고 현지 개인고객과 기업고객의 특성을 잘 파악하는 현지인이 효율적으로 경영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10곳의 분ㆍ지행장을 중국인이 맡고 있고 일반직원의 경우 91%가 중국인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금융감독원이발표한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현지화 평가에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현지직원 비율과 현지운용 비율 분야에서 1등급을 받았다. 현지 고객비율도 장기적으로 90%까지 늘릴 계획.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 현지 금융당국도 다른 국내은행 해외점포와 달리 현지인 비율을 높이고 있는 하나은행의 전략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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