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구제금융·强달러 역풍…신흥국 ‘수난시대’
뉴스종합| 2015-05-04 11:18
글로벌發 금융위기·유럽 재정난 불똥
그리스 불황에 GDP감소…빚부담 177% 늘어
IMF “채무상환능력 심각하게 손상”지적
부패 스캔들·대규모 시위등 정국불안 겹쳐
브라질, 3월 달러당 3.1헤알까지 폭락 ‘치명타’



양적완화로 경제회생에 속도를 내고 있는 미국, 서유럽, 일본과 달리 남유럽과 남미 신흥국은 수난시대다. 그리스는 구제금융 부작용에 울고, 브라질은 달러화 역풍에 울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2유럽 재정위기는 선진국에서 비롯됐지만 이들이 통화팽창으로 위기를 극복하면서 결국 그 피해는 신흥국이 감당하는 모양새다.

▶구제금융 부작용에 우는 그리스=4일(현지시간) 유럽통계청(유로스타트)과 그리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그리스 정부지출은 884억유로(약 107조원)로 2011년 1122억유로(약 136조원)보다 21.25% 감소했다. 구제금융 직전인 2009년 1247억유로 보다 29.16% 줄었다.

같은 기간 재정적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0.2%에서 3.5%로 줄었고, 국가채무는 3560억유로에서 지난해 3171억유로로 10.92% 감소했다.

빚규모는 줄었는데, 빚부담은 늘었다. 그리스의 GDP 대비 국가채무 규모는 2011년 171.3%에서 지난해 177.1%로 증가했다. 빚부담이 늘어난 이유는 불황으로 인한 GDP 감소 때문이다. 유럽통계청에 따르면 그리스의 GDP는 지난해 1791억 유로로 2009년 2374억유로보다 24.58% 급감했다. 실질 GDP 성장률은 2010년 마이너스(-) 5.4%, 2011년 -8.9%, 2013년 -3.9%로 2008년 이후 6년 연속 감소세다.

아쇼카 모디 전 국제통화기금(IMF) 유럽담당 부국장은 최근 유럽 대표 싱크탱크인 브뤼겔을 통해 발표한 칼럼에서 “국제 채권단이 요구한 재정긴축이 너무 심해서 경제 붕괴를 초래했다”며 “깊은 경제 침체와 디플레이션으로 그리스 정부의 채무 상환 능력이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지적했다.

그리스는 여전히 국제 채권단으로부터 구제금융 지원 및 개혁안 합의 압력을 받고 있다.

▶달러화 강세 역풍 브라질=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IMF 자료를 인용, 브라질 1인당 GDP가 지난해 1만6100달러에서 올해 1만5900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고 3일 보도했다. 지난 2009년 이후 첫 뒷걸음이다.

올해 GDP 역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브라질 GDP는 오스틴 레이팅 자료 기준 2조3460억달러로 미국,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에 이어 세계 7위 규모였다. 그런데 IMF는 올해 예상치를 1조7350억달러 수준으로 내다봤다.

브라질은 최악의 부패 스캔들, 대규모 시위 등 정국 불안이 겹친데다 미국의 달러강세로 지난 3월 헤알화 환율이 달러당 3.1헤알까지 추락했다. 2004년 6월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다. 내부 문제에 그 동안 경제를 지탱해준 약달러 추세가 끝나면서 치명타를 입는 모습이다.

전망도 어둡다. IMF는 이미 지난달 브라질 경제가 내년부터 회복 조짐을 보일 전망이지만 최소 2020년까진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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