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범정부차원 재보험사 탄생하나
뉴스종합| 2015-05-04 11:24
범 정부차원의 재보험사 설립이 추진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부산시는 국내 선박해상 전문 재보험사를 설립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그 동안 재보험시장을 독과점해 온 코리안리는 물론 해외 재보험사들이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4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부산시는 글로벌 금융중심지 위상과 품격을 높여 2020년 세계 금융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한 ‘도약 2020 계획’을 수립, 12가지 과제를 선정했다.

부산시는 선정한 12가지 과제 중 시를 국내 선박해상보험의 메카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아래 재보험사인 ‘(가칭)부산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부산시는 자본금 유치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선 국회 정무위원회 등에 요청해 국비를 지원받는 한편 나머지는 부산은행을 비롯해 수협중앙회, 농협 등을 참여시켜 재보험사 설립자금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부산시는 당초 지난해 말 서울에 연락사무소를 설립하면서 국내 재보험시장에 진입한 영국의 재보험 연합체인 로이즈와 접촉해 법인을 부산시로 유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로이즈측의 향후 2년간 법인설립 계획이 없다는 답신을 받고 독자적인 재보험사 설립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 재보험사 설립을 위해 국회는 물론 부산은행, 수협중앙회 등과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회에 협조를 구해 국비를 지원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또 “보험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수협중앙회를 중심으로 자본금 유치는 물론 언더라이팅, 요율산출 등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며 “영업범위가 선박해상보험이 중심인 만큼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선주협회,선박금융공사는 물론 부울경(부산ㆍ울산ㆍ경남)지역의 선박업체 등과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부산시의 재보험사 설립 방안이 금융당국의 조언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알려져 지난해 재보험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금융당국의 규제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은 바 있던 ‘팬아시아리’와는 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보험사의 경우 거대한 위험을 담보해야 하는 만큼 자본금도 중요하나, 언더라이팅 및 재보험 요율 산출이 더욱 중요하다”면서 “자본금, 인력 등 각종 인프라는 쉽게 갖출 수 있으나, 과거 많은 사업자들이 제2재보험사를 설립하려 했다가 무산된 이유는 보험료의 근간인 위험률을 산출할 기초통계와 해외 네트워크 확보가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코리안리의 독과점 지위가 오랜기간 지속되면서 재보험시장의 발전을 저해했다는 시각도 만많치 않아 국내 제2재보험사 설립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코리안리의 허약한 지배구조 등을 감안해 코리안리에 담보력을 높이라고 수년간 꾸준히 제기해왔다”며 “특히 그 동안 금융당국은 코리안리의 독과점 지위로 인한 폐해를 막아 재보험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려 했으나, 적극적인 로비 등에 부딪혀 무산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중반 금융당국은 코리안리의 폐해를 막기 위해 강력한 재보험사 모범규준을 마련해 제시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리안리가 내부 유보규모보다 해외재보험사에 재출재하는 규모가 너무 많아 국부 유출 논란이 적지않은 게 사실”이라며 “범 국가차원의 재보험사가 설립되면 국부유출도 막고, 시장경쟁도 유도할 수 있는 등 재보험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양규 기자/kyk74@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