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심야에 취객을 돕는 척 접근하다 물품을 갈취하는 이른바 ‘부축빼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달 24일 새벽 영등포구 대림동 골목에서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지갑에서 현금을 훔친 혐의로 최모(36)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24일 새벽 1시께 술에 취해 길바닥에 잠든 김모(56) 씨 근처를 지나가다 지갑에서 현금 1만 원 가량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경찰은 ‘U-영등포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구급상황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김씨를 발견한 행인이 담당구역에 설치된 방범용 CCTV를 통해 영등포구청 관제센터에 신고한 것. 하지만 경찰이 급히 확인한 CCTV 영상에는 한 30대 남성이 등장했다. 이 남성은 쓰러진 남성 근처로 다가가 뒷주머니의 지갑에서 현금을 빼내고 사라졌다. 사건 당시 경찰은 CCTV 스피커를 통해 김씨의 상태를 물었으나 듣지 못했다. 경찰은 CCTV를 통해 상황을 확인하고 현장에 출동한 순찰차를 통해 1분 내에 절도범 최씨를 검거했다.

최씨가 훔친 돈은 1만 원에 불과하지만 최근 심야시간에 취객을 대상으로 한 부축빼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4일 의정부경찰서는 의정부시 일대 유흥업소 밀집지역에서 취객 11명을 대상으로 1600만 원 상당의 현금과 귀금속을 훔친 일당을 구속한 바 있으며, 경남 창원에서도 취객에게 접근해 “대리운전 필요하지 않느냐”며 현금과 신용카드 등이 들어있는 지갑을 훔친 50대 남성이 붙잡힌 바 있다.

경찰은 “관제센터에서는 CCTV 1000여개를 관리하는만큼 하나하나 볼 수 없어 최초 신고가 주효했다”며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주저 없이 방범용 CCTV에 설치된 비상벨을 눌러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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