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단독]與싱크탱크 “EBS연계 폐지ㆍ논술 도입” 새수능안 제안
뉴스종합| 2015-05-06 11:20
- 여의도연구원 ‘시대 변화에 따른 대입 제도 개선방안’ 보고서

- 대입 정책과 배치 ‘黨政靑갈등 가능성’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향후 EBS 방송ㆍ교재의 연계 출제를 폐지하고, 미국 수능 격인 SAT(대학입학자격시험)처럼 논술을 선택과목으로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대학 입시 개선안을 내놔 파장이 예상된다.

6일 헤럴드경제가 단독 입수한 연구원의 정책 보고서 ‘시대 변화에 따른 대입 제도 개선방안’에 따르면 수능의 성격을 창의성, 사고력 등 수험생의 미래 역량을 측정하는 시험으로 전환하기 위해 ▷EBS 방송ㆍ교재 대신 교과서 중심 100% 출제 ▷적정 난이도ㆍ상대평가 방식 유지 ▷서술형 등 미래 역량 측정 문항 포함 등의 내용을 포함한 수능ㆍ대입 개선안이 제시됐다.

또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공동 논술’을 수능 선택과목으로 도입해 논술 사교육을 막고, 응시료 부담도 줄임은 물론 초ㆍ중ㆍ고교와 교ㆍ사대의 교육과정에 논술과 논술교육을 포함시키겠다는 내용이 개선안에 포함됐다.

정부의 주요 정책을 제안ㆍ건의하는 연구원의 역할로 미뤄 볼 때, 교육당국과 여권이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이 대상인 2021학년도 대입 때 추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연구원의 이번 개선안은 ▷수능-EBS 70% 연계 출제 ▷쉬운 수능 등 교육당국의 대입 기조와 정면 배치된다. 이 때문에 최근 공무원연금과 관련해 일고 있는 ‘당(黨)-정(政)-청(靑) 갈등’이 교육 분야로 옮겨 붙을 소지가 다분하다.

현재 직접 출제하는 논술ㆍ적성고사를 통해 만만치 않은 전형료 수입을 올리고 있는 대학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現 수능 미래인재 양성 부적합” 우려 반영한듯=여의도연구원의 노명순 연구위원이 연구 책임을 맡은 이 보고서에는 이명박정부 전략 기구인 미래기획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주요 정책을 제안해 온 입학사정관 출신 안선회 중부대 원격대학원 교수가 공동 연구자로 참여했다. 이 중 안 교수는 고교 체제ㆍ대입 제도 분야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연구원의 대입 제도 개선방안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교육계 일부의 우려 섞인 반영이 반영돼 있다.

원래 미국 SAT(대학입학자격시험) 같은 성격의 ‘범 교과적 사고력 측정 시험’이었던 수능이 제7차 교육과정이 적용된 2005학년도 시험부터 학업성취도 측정 시험 성격의 ‘발전된 학력고사’로 변화되면서 창의성, 사고력 등 수험생의 미래 역량을 측정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

더욱이 EBS 방송ㆍ교재 연계 출제 정책이 시행되면서 수능이 “사실상 ‘암기력 테스트’”라는 지적까지 받고 있고, ‘난이도 안정화’라는 명목 아래 교육당국이 쉬운 수능을 밀어붙이면서, 대학들은 점점 수능의 변별력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는 상황이다.

수능 도입 당시 산파역을 담당했던 박도순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고려대 교육학과 명예교수)가 “수능의 당초 취지가 변질됐다”며 자신이 사실상 구성했던 수능을 무력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도 이 같은 맥락과 궤를 같이 한다.

▶대학 반발 등 파장 확산될 듯=수능에 ‘공통 논술’이라는 선택과목을 두고 직접 평가원이 수능에 이어 논술까지 출제하라고 하는 것은 대학들의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들은 수시 모집 전형에서 논술고사를 통해 수능과 학생종합기록부의 변별력을 보완함은 물론 막대한 전형료 수입을 올려 왔다.

아울러 보고서는 학생부 실질 반영률 확대와 내신 9등급 상대평가제에 따른 학생 간 경쟁과 일부 부정 사례를 막고, 내신에 따른 사교육비를 경감하기 위해 내신을 절대평가제로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제7차 교육과정 이후 정립된 선택형 교과의 틀 안에서는 이 같은 수능과 내신, 대학 입시의 대폭적인 개선이 어렵다는 것이 교육계의 지적이다. 당장 오는 9월 발표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도 선택형 교과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선안이 일부의전망대로 2021학년도 대입(현 중학교 1학년 학생 대상)부터 적용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개편 등 넘어야 할벽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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