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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파티 끝나나…’유가상승→금리상승→주가급락’ 악순환 고리 형성
뉴스종합| 2015-05-07 10:24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저유가와 저금리가 가져온 자산시장의 파티가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금리도 오르고, 이에 따라 주가도 하락하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빚이 많고, 외국인 자금이동에 민감한 우리 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있어 주목된다.

국제유가는 최근 한 달 반 새 40%나 치솟았다.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약달러 등 여러 원인들의 복합작용이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유가가 상승할 수 있는 동력은 이미 헤지펀드 등 상당수의 투기자본이 최근 유가상승에 어머어마한 금액을 베팅하면서 만들어졌다.


유가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금리를 높인다. 이미 주요국 금리는 양적완화로 인해 떨어질데로 떨어진 상태다. 유가가 오르자 금리는 빠른 속도로 반등하고 있다.

미국의 10년 국채(T-Note)는 한달 전 1.842%에서 5일 2.182%, 같은 기간 독일의 10년 국채(bund)는 0.195%에서 0.512%로 급등했다. 상승률로만 따지면 각각 18%, 162%가 넘는다.

이처럼 금리가 급등하자 그 동안 금리하락으로 인한 채권가격 상승을 맞봤던 글로벌 투자자들로서는 차익실현하기 위해 또는 손해를 줄이기 위해 서둘러 채권을 내다팔 수 밖에 없다. 이른바 ‘방아쇠(trigger) 효과’다. 채권 매도량 증가는 결국 채권가격 하락, 즉 금리상승을 가져온다.

HSBC 스티븐 메이어 분석가는 “채권매도 증가는 투자자들의 피로와 급증하는 인플레이션 조짐, 그리고 (저금리를 이용한) 유로존의 채권발행으로 인하 것”이라며 “일종의 소화불량으로 지금과 같은 저금리에서는 투자자들이 채권에 매력을 느낄 수 없다”고 풀이했다.

금리상승은 저금리 상황에서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했던 주식투자자들에게도 악재다. 글로벌 증시는 저금리 수혜로 올 들어 크게 올랐다. 조달비용이 높아지자 차익실현 또는 손절매 욕구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경고는 최근 약세를 보이는 채권과 주식시장에 대한 분석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옐런은 6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열린 ‘금융과 사회’ 포럼에서 “주식 가치가 현재 일반적으로 꽤 높게 평가돼 있다”면서 “(거품) 위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장기 금리가 매우 낮아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채권 수익률이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4월3일 2.086%이던 10년 국고채 금리가 6일 2.569%까지 23%나 치솟았다. 주택금융공사가 안심전환대출을 은행 등에 사실상 강매하는 데 따른 부담까지 겹치면서 금리상승 폭이 미국을 앞질렀다. 외국인의 채권 및 선물 매도가 금리상승을 이끌었고, 국내 기관도 6일부터는 손절매에 나서며 동조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종합주가지수는 10거래일 새 10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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