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텍비젼의 CSP 제품 기능(출처: 엠텍비전 홈페이지)
2000년대 중반 팹리스 붐은 피처폰 디스플레이에 LCD가 쓰이면서 컬러화가 되고, 카메라 기능이 추가되는 등 신시장이 열린 덕분에 생겨났다. 3세대(3G)이동통신망이 구축되는 기술 패러다임 전환기가 업계에 기회를 준 것이다.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개화하면서 또다시 기회의 때가 오고 있다. 통신, 센서, 프로세서 등 다종 기기가 필요한 IoT 분야에서는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팹리스 업체가 유리하다.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등 외주제작(파운드리) 공정만 뒷받침 된다면 설계, 테스트에서 비용이 많이 들고 대규모 양산 능력이 필요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나 부품보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오픈API, 틈새 시장이 열린다
대량양산 위주의 스마트폰 시대에는 특정한 운영체제(OS)와 플랫폼에 모든 부품이 종속된다. 하지만 인터넷 업체들이 여러 기기나 웹사이트,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하면서 스마트폰 주변기기 업체들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수 있게 됐다. API는 OS와 응용프로그램 사이에서 사용되는 언어 형식을 말한다. 각 기업별, OS별, 스마트폰별 문법이 다르더라도 중소 업체가 개발한 기기를 바로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헬스케어, 지도, 검색 등 여러가지 서비스에 각종 센서류를 달면 독자적인 IoT기기를 개발할 수 있다. 시스템 개발 업체는 여러 부품 업체를 놓고 조율할 수 있고 부품 업체는 다양한 시스템 개발사를 공략할 수 있다. 맞춤형 설계를 해줄 수 있는 규모가 작은 업체가 더욱 유리할 수 있다.
◇파운드리, 협업 모델 등장
파운드리 협업 모델이 등장한 것도 고무적이다. 4~5개 삼성전자 디자인하우스가 주축이 돼 코어프로세서, 그래픽프로세서(GPU), 센서 설계자산(IP)과 팹리스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이루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기존 팹리스 업체와 창업 기업들이 개발해 온 센서칩을 양산하기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IP를 라이선스하고 MPW를 이용해 파운드리 비용도 낮추는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공동으로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디자인하우스 중 하나인 이재만 하나텍 사장은 "국내에도 협업 모델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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