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근대건축 역사 접목 ‘문화면세점’ 탈바꿈
뉴스종합| 2015-05-14 11:02
1930년대, 서울의 멋쟁이와 예술가들이 모여 차 한잔과 함께 담소를 나누던 공간. 국내 최초의 직영백화점으로 수많은 ‘최초’의 역사를 새기며 8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서울 중구 충무로1가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이하 신세계 본관) 전체가 신세계그룹의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낙점됐다. 거대 유통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시내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업(業)의 모태’격인 본관을 후보지로 제시, 면세사업에 대한 신세계그룹의 강력한 의지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신세계 본관은 신세계그룹을 국내 굴지의 유통사로 뿌리내리게 한 역사적, 상징적 의미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그 의미를 살려 본관 외관 역시도 건축 초기의 모습이 최대한 복원돼 있다.

지난 2010년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본점 개관 80주년 기념행사에서 “신세계 본점 개점 80주년은 우리나라 근대 유통업의 출발점이자 서비스산업을 처음으로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것”이라며 “근대 기업형 유통이 시작된 곳에서 고객제일주의의 철학과 전통, 유산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1930년 국내 최초 백화점인 미스코시 경성점으로 문을 연 본관은 해방 이후인 1955년 동화백화점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1963년 상호를 신세계백화점으로 바꾸며 본격적으로 ‘신세계’로서의 역사를 시작했다. 국내 유통시장의 개척자로 시작해 2015년 현재, 본점 명품관으로 운영돼 오기까지 첫 바겐세일 실시, 최초의 신용카드 발급 등 숱한 ‘최초의 기록’을 써 내려왔다.

신세계그룹은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인 본관을 ‘프리미엄 문화면세점’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본관은)명동과 남대문과 맞붙어 있어 쇼핑객들이 접근성이 좋은 입지”라며 “신세계 입장에서 의미가 큰 건물을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내놨다는 것은 확실한 승부수를 띄운 격이다”고 분석했다.

신세계 본관 옆에 위치한 또 하나의 근대건축물인 SC은행 건물은 고객 편의시설로 활용된다. 1935년에 세워진 SC은행 건물은 최근 신세계가 850억원을 투자해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되찾은 건물로,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신세계 측은 “맞은편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역시 서울 시내에서 몇 안되는 20세기 초 근대 건축물이기 때문에 신세계 면세점 방문 자체가 서울의 근대 건축 역사를 체험하는 관광코스가 되는 셈”이라고 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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