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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랩)정수기부터 명품가방 애완동물 비행기까지…‘렌탈’ 안되는 게 없네
뉴스종합| 2015-05-20 06:35
렌탈사업 갈수록 확대 2016년 26조…소비자불만도 증가일로



#1.경기 포천에서 중고차 매매업을 하고 있는 청년 사업가 권혁준(30) 씨. 최근 신사업을 준비 중인 그는 사업장을 확장하기 위해 중장비를 구매하기로 결정했지만 이내 고민에 빠졌다.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도저히 자금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 고민 끝에 그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매달 적은 돈으로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렌탈이었다. 덕분에 그는 그동안 구상해온 꿈을 이루기 위한 공사를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2.서울시내 한 대학에서 창업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는 이영교(26) 씨. 최근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3D프린터를 아주 저렴하게 장만했다. 학생 신분으로서는 구매비는 물론 이후 유지비를 충당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그였지만 최근 한 회사가 실시 중인 렌탈프로그램을 통해 목돈 지출 걱정없이 3D프린터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빌려쓰는 게 너무나 익숙한 시대다. 일상에서 렌탈상품을 사용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된 지도 오래다. 가위 빌려쓰기의 홍수 속에서 ‘공유경제’의 일반화된 모습이 렌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하다.

20일 렌탈업계 및 관련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2016년이면 국내 렌탈시장의 규모가 25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 5년간 2배 가량 성장한 수치다.

현재 국내 렌탈시장의 고속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바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B2C 시장이다.

제품군으로 봤을 때는 정수기, 비데, 제습기 등의 환경가전 제품과 함께 안마의자 등 고가가전이 성장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0조6000억원이던 B2C 렌탈시장의 규모는 2014년 15조4000억원으로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올해 말이면 16조9000원에 이를 전망이다.
<사진설명>렌탈사업 대상 품목이 정수기, 비데 등 생활가전에서 명품가방, 의료장비, 3D프린터, 반려동물, 비행기 등으로 무한 확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 등록된 렌탈 카테고리 및 기업 수는 2만4000여개에 이른다.

B2C 시장의 성장에 못지 않게 B2B 시장에서의 렌탈사업도 확대 일로다. 최근 불경기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 기업들 역시 고가 장비 구매 등으로 투자여력이 약해지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포크레인, 크레인 등 토목건설장비와 전산(OA)관리 장비, 공작기계를 중심으로 한 산업기계, 고가의 의료장비 등에 대한 렌탈업이 그야말로 ‘봄날’이다.

수치상 지난 2009년 4조9000억원 규모였던 렌탈 B2B 시장의 규모는 2013년 6조3000억원으로 4년간 30% 가량 성장했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렌탈사업은 다루지 않는 것이 없는 사업분야로 재탄생하고 있다.

한국렌탈협회가 최근 조사한 국내 렌탈사업의 종류 및 카테고리별 업체수는 총 2만4000여개에 이른다.

특히나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사업 아이템의 다양화다. 지금껏 생활ㆍ건강 가전과 자동차, 건설장비 등으로 한정됐던 렌탈 제품은 최근 애완동물을 비롯해 명품가방, 3D프린터, 의료장비, 타이어 뿐만 아니라 비행기까지로도 넓어지고 있는 것.

덕분에 렌탈사업을 오랜 기간동안 지속해왔던 업체들의 매출 역시 크게 늘어나고 있다.

렌탈업계 1위 코웨이의 렌탈부문 매출액은 2010년 1조2540억원에서 2014년 1조6829억원으로 34.2% 증가했고, 오랜기간 렌터카 사업을 통해 쌓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최근 사업분야를 확장 중인 KT렌탈의 경우 2010년 3585억원에서 2014년 8041억원으로 4년만에 2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다만, 렌탈시장의 확대에 맞춰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 역시 필요하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렌탈 관련 불만건수는 2010년 6164건, 2011년 9026건, 2012년 8655건, 2013년 1만465건에 이르고 있으며, 아직 집계되지 않은 2014년의 경우 1만2000여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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