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또 하나의 태양 만든다”…無자원 무한에너지, ITER 프로젝트
HOOC| 2015-05-20 15:31
[HOOC=이정아 기자ㆍ미래부공동취재단] 햇살이 유독 따가운 프랑스 남동부의 작은 마을 생폴레뒤랑스. 한적한 생폴레뒤랑스에는 사실 놀라운 첨단 과학기술이 숨어있습니다. 이곳의 카다라슈라는 지역에 프랑스 원자력청(CEA)과 함께,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와 이를 추진하는 ITER 국제기구(IO)가 위치했기 때문입니다.

ITER는 인류의 가장 큰 숙제인 에너지 부족 문제를 친환경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진행되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국협력 연구개발(R&D) 프로젝트입니다. 지난 1985년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핵융합 연구개발 추진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면서, 1988년 공식 출범했죠. 

18일(현지시각) 오전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 ITER 국제기구 토카막 빌딩 건설현장

초기 멤버는 미국ㆍ러시아ㆍ유럽연합(EU)ㆍ일본 등 4개국이었지만, 핵융합 연구 후발주자인 한국과 중국이 2003년, 인도가 2005년에 각각 합류해 총 7개국으로 IO가 구성됐습니다. 사업비는 총 71억1000만 유로. EU가 45.46%를 나머지 국가가 각각 9.09%씩을 분담합니다.

열출력 500MW, 에너지 증폭율(Q) 10 이상의 ITER는 지난 2007년부터 이곳 카다라슈에 건설돼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회원국별로 할당된 ITER 주요장치를 각국에서 제작하고 조달한 뒤에 현장에서 조립해 완성할 계획입니다.

18일(현지시각) IO본부에서 만난 미국계 스위스인인 마크 핸더슨 가열장치부서장은 이렇게 말했죠.

“신재생에너지는 화석 연료 에너지만큼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원자력 발전 역시 화석 연료와 비슷한 문제를 유발하죠. 핵융합이야말로 가장 도전적이지만 가장 장기적인 해결방법입니다.”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에 있는 ITER 국제기구 본부 외관 건물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선진국들이 이렇게 합심해서 ITER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는 자원 고갈과 대체 에너지 개발이 어려운 현실에서 핵융합에너지만큼 효율적인 대안이 없다는 판단이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플라즈마 상태의 작은 수소 원자핵이 융합하는 과정으로 이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면 별다른 화석 연료 없이도 엄청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죠.

게다가 온실가스 배출과 연료 고갈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오작동시 곧바로 정지한다는 점에서 원자력 사고나 폐기물 걱정을 할 이유가 없으며 효율성도 좋아 최고의 미래 에너지 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ITER 한국사업단에 따르면 현재 한국은 국가핵융합연구소에 있는 연구장치 케이스타(KSTAR)와 ITER를 통해 국제적으로 공유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2040년대에는 핵융합 에너지를 상용화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이스트(EAST)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 2030년대까지 핵융합에너지를 상용화하려는 중국에 이어 가장 빠른 목표를 세운 셈입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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