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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석유公, ‘부실인수’ 하베스트에 1900억 대출…檢 ‘검은고리’ 주목
뉴스종합| 2015-05-21 11:09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캐나다 에너지업체 하베스트사(社) 부실 인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석유공사가 최근 하베스트에 19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대출해주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베스트는 현재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인수 과정에서의 ‘검은 고리’를 수사중인 검찰도 이 부분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21일 본지가 확인한 하베스트 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석유공사 이사회는 지난 3월 중순께 하베스트에 총 1억7100만달러(약 1875억원)를 빌려주는 내용의 대출계획안을 승인했다. 


석유공사는 지난달 초 하베스트와 대출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중순 대출금 중 1억2000만달러(약 1316억원)를 하베스트 측에 지급했다.

뿐만 아니라 석유공사는 하베스트가 채권단으로부터 2017년 4월까지 9억4000만달러(약 1조307억원) 한도 내에서 계속 대출 가능하도록 한 한도대출(RCF) 계약에 대해 보증을 서주기로 했다.

석유공사가 2009년 10월 인수한 하베스트는 국제 석유시장 불황으로 적자가 누적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최근 3년 간 4000억~7000억원에 달하는 연간 순손실을 본 데 이어, 올 1분기엔 2억2350만캐나다달러(약 200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급기야 올 초에는 전체 인력 16%인 105명을 해고하고, 최근 완공된 블랙골드 오일샌드 광구 생산시기를 늦추는 등 급격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하베스트 측의 요구로 함께 인수한 정유부문 자회사 날(NARL)의 경우 경영실적 악화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인수가격 3%도 안 되는 338억원에 매각했다.

석유공사가 ‘끼워팔기’로 입은 손실액은 1조9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감사원은 지난 1월 그 책임을 물어 강영원(64) 전 사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석유공사 부실 인수 의혹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지난 12일 석유공사 본사와 강영원(64) 전 사장 자택, 인수 자문사였던 메릴린치 서울지점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강 전 사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날은 탐사ㆍ개발ㆍ생산업체가 아닌 정유업체여서 석유공사가 관심을 가질 만한 영역이 아니었다”면서 “사실관계 확인 후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석유공사 인수ㆍ합병(M&A) 자문사였던 메릴린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메릴린치가 날 인수 자문 때 하베스트가 제공한 수치를 실사 없이 그대로 인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인수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아들 형찬 씨가 메릴린치 서울지점에서 상무로 근무해, 정권과의 ‘검은 고리’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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