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IS활개 치는데…美 ‘중동전략’은 실종
뉴스종합| 2015-05-26 11:12
셰일혁명·이라크전 악몽에 지상군파병 부담
‘라마디 대첩’ 간접지원 약속에 비판론 확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와 시리아 등 중동 전역을 휩쓸고 있지만, 미국은 지상군 파병 등 적극적인 개입보다 공습 등 간접지원을 택하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셰일가스 혁명으로 중동산 원유의 중요성이 떨어진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력이 약화되면서 굳이 중동에서 큰 힘을 쓸 이유도, 여유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중동 질서에서 핵심 역할을 한 미국의 태도변화에 대한 비판론이 커지고 있다.

IS는 최근 서쪽으로는 시리아 주요도시인 팔미라를 점령하고 주민 수백 명을 집단으로 살해하는가 하면, 동쪽으로는 이라크 라마디를 점령한 후 정부군 방어선을 돌파하고 한 때 수도 바그다드를 위협하면서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25일(현지시간)엔 이라크 서부와 시리아 동부를 잇는 국경도시 알왈리드와 알타나프를 장악하며 국경통로 3곳 중 2곳이 IS의 수중에 떨어졌다.

하지만 현재 중동 질서의 설계자인 미국은 적극적으로 사태해결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IS의 라마디 점령에 대해 미국 정부는 이라크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선을 긋고 있다. 지상군 파병방안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이같은 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사우디 등 우방의 우려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이란과 핵협상을 타결시키고, 예멘 내전에서 도 발을 뺐다. 그 결과 미국의 중동정책에서 중요한 축을 이뤘던 우방국들과의 관계도 냉랭해졌다. 이스라엘과는 이란 핵 협상으로 사이가 틀어졌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수장국 사우디와는 국제유가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동 내 미국의 외교력 공백에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경제위축 ▷셰일혁명으로 인한 중동산 석유 수요 감소 ▷G2로 떠오른 중국과의 패권싸움을 위한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피벗 투 아시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셰일혁명으로 인해 중동 석유가 더이상 미국 내 에너지 안보 이슈가 되지 못하고, 과거 이라크전 당시 경험했던 막대한 정치ㆍ경제적 부담 탓에 오바마 행정부가 개입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라크가 군경 및 시아파 민병대에 안바르주 친정부 수니파 민병대까지 동원하며 ‘라마디 대첩’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미국은 공습과 무기ㆍ훈련지원 등 간접적 지원만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이같은 전략에 대해 미국내 정치권에서도 중동 외교정책에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24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IS 격퇴 전략에 대해 “다들 전략이 있다고 하는데 그 전략이 무엇인지 듣고싶다”고 말하며 지상군 파병을 압박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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