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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전도사 된 거리가게, 1점(店)다역…시민 40%의 비판적 시각 상인-당국 모두 의식해야
뉴스종합| 2015-05-27 10:27
[헤럴드경제 = 서지혜ㆍ이세진 기자] 거리가게(노점)가 한국을 알리는 관광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노점상인들은 주요 관광지에서 한류스타의 사진과 각종 진기명기한 물건을 팔며 한국 문화를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거나 길 안내소의 역할까지 1인 다역을 수행하고 있다. 시민과 상인은 거리가게가 홍콩을 세계 음식의 메카로 견인한 모습을 꿈꾸기도 한다.

최근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상당수의 20대~30대 젊은이들이 노점상을 ‘즐기는 쇼핑공간’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트렌드모니터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6.3%(중복응답)는 노점상을 하나의 길거리 문화로 인식했다. 특히 20대~60대의 모든 연령대에서 80% 이상이 노점을 고유한 문화로 받아들이고 있었으며, 69.1%는 ‘노점상이 있으면 정감이 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점을 해외관광에 이용하자는 의견도 많았다. 응답자의 67.4%는 ‘노점상이 해외관광객에게 좋은 관광거리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사진= 이세진 기자]

실제로 명동, 동대문 등지의 노점은 최근 외국인들의 관광 가이드북에 소개될 정도로 주목받을 뿐 아니라, 관광지에서 외국인들의 길 안내소 역할까지도 한다. 상당수의 관광객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가장 가까운 노점 상인에게 다가가 길을 묻고, 분식쇼핑을 한다. 마카오에서 온 30대 남녀 커플 역시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도 노점 음식을 먹어봤지만, 명동이 더 다양한 음식을 판다고 들어 방문했다”며 “관광을 하며 다양한 먹을거리를 시도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관광안내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김종한 씨는 “붕어빵이나 꼬치 등 음식 사진을 보여주며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외국인이 많다”고 최근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노점상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각은 엇갈린다. 실제로 트렌드모니터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5.4%는 노점상이 많으면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했지만 40.3%는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인과 당국 모두 개선의 자양분으로 삼아야하는 대목이다.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싱가포르, 일본 등의 사례를 들고 있다.

일본 후쿠오카 시는 포장마차를 관광자원으로서 적극적으로 시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한편 점용 허가를 받은 포장마차만 영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철저하게 관리하다. 영업자는 매년 정기적으로 영업 상황을 시에 보고해 점검을 받기도 한다. 대만 타이완 역시 노점상영업허가증을 받은 노점상은 협회 회원으로 가입하게 해 관리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싱가포르의 경우 추첨을 해서 임대를 주고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재추첨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며 “주요 지역에서는 노점을 관광자원화 하고, 이를 산업화하는 전략을 서울시에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오수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대협국장은 “노점은 사람이 있는 곳에 자연발생적으로 생기는 것인만큼 모든 노점을 없앨 수는 없다“며 “노점 문화가 될 수 있도록하는 정책을 마련해 노점상과 상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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