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합의문 쓰고도 9시간 줄다리기, 불야성 국회
뉴스종합| 2015-05-29 07:49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여야가 합의문을 내놓은 뒤로도 최종 통과까지 장장 9시간이 걸렸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국회는 새벽까지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정치는 생물’이란 말처럼 국회는 타결과 파행 사이에서 쉼 없이 요동쳤다. 개혁은험난했다. 150일 넘게 난항을 거듭했고, 마지막 날까지도 쉬이 허락하지 않았다. 


▶9시간 롤러코스터 서막, 합의문 도출 = 공무원연금법 개혁안을 두고 야여 원내지도부는 지난 28일 오후 6시40분께 극적 합의를 이뤘다. 본회의 통과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쏟아진 때다. 막판까지 논란이 된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수정을 위한 국회법 개정안도 합의를 봤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세월호 시행령 문제에서 여야 간 접점을 찾았다. 최고위원회,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합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심도 있게 토론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곧바로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했다. 최고위 추인을 받으려 했으나 제동이 걸렸다. 유 원내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 개정안에 이견이 있어 의원총회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세월호 시행령과 관련, 대통령령 등 행정입법에 대해 국회에 수정ㆍ변경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에 최고위원 간 이견이 생긴 것. 공은 의원총회로 넘어갔다. 타결이 임박할 듯 보였던 분위기는 또다시 급변했다.

▶與 수정안 제시ㆍ野 반대, 합의문 파행 조짐 = 7시 30분께 야당은 의원총회에 들어갔고, 곧이어 40분께 새누리당도 의원총회를 열었다. 합의문 추인이 관건이었다. 여야가 엇갈렸다. 야당은 1시간 넘게 의원총회를 거쳐 합의문을 추인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우리 당이 얻어낸 큰 성과라 생각하고,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도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새누리당 의원총회는 야당보다 30분가량 더 걸렸다. 야당과 달리 야당은 당내 일부가 국회법 개정안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의원총회 이후 새누리당은 수정안을 제안했다. 국회법 개정안을 법사위에 넘겨 위헌 소지 논란을 재검토하자는 주장이었다. 야당은 반대했다. 파행 조짐이 절정에 이른 순간이다.

▶본회의 연장, 그리고 극적 타결 = 시간은 어느덧 자정을 향했고, 여야가 회기를 연장하지 않으면 공무원연금법 5월 처리는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또다시 의원총회를 열고, 5월 임시국회를 하루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오후 11시 58분. 본회의 종료를 단 2분 남기고 여야는 극적으로 회기 연장을 의결했다.

가까스로 파행 위기를 넘긴 여야는 또다시 조율에 들어갔다. 새누리당의 결단이 필요했다. 전권을 위임받은 유 원내대표와 김무성 대표가 수정안 대신 ‘원안 합의’로 입장을 선회했다. 일부 반발을 감수하더라도 전체 판을 깰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다.

여야 원내대표는 29일 0시 30분 다시 긴급회동을 열었다. 결국 여야는 합의안에 서명했다. ‘합의→파행→합의’에 이르는 롤러코스터 행보다. 국회도 요동쳤다. 취재진도 급변하는 상황에 따라 여당, 야당 원내대표실을 쉼없이 오가야 했다.

새벽 3시 50분께. 본회의가 열렸고 끝내 탈 많은 공무원연금법 개혁안은 통과됐다. 합의문이 나온 지 9시간 만이다. 갈지(之)자 행보를 거듭한 끝에 결국 초안 그대로 합의문이 통과됐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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