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野, 복지정책 방향 선회하나…눈길 끄는 이종걸 발언
뉴스종합| 2015-06-03 11:01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무상 보육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맞춤형 보육’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야 모두 포퓰리즘에 빠져 안일하게 정책을 추진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며 내놓은 말이다. 새정치연합의 복지 정책 방향이 그동안 당론으로 견지해 온 ‘보편적 복지’에서 부분적이나마 ‘선별적 복지’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발언이다.

이 원내대표의 이같은 의견 표명은 물론 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 새정치연합이 줄기차게 고집했던 보편적 복지와 완전 배치되는 말이다. 특히 무상 복지은 당 내에선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성역이나 다름없는 정책 방향이다. 그런데 이 원내대표가 그 궤도 수정할 수도 있다고 치고 나왔으니 당 안팎의 파장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이 발언은 1박 2일간에 걸쳐 당 혁신을 논의하는 의원워크숍에서 나왔다. 당론을 완전히 뒤집는 발언이니 즉각 거센 반발이 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부 의원과 최고위원은 물론 문재인 대표까지 나서 ‘개인의견으로 당내 공감대는 전혀 없다’고 평가 절하할 정도였다. 부자 증세를 위해 한발 후퇴한 꼼수라는 분석도 제기되는 등 열띤 공방이 오갔다고 한다.

하지만 이 원내 대표의 발언은 야당 원내책임자로서 비록 당의 공식 입장과 다르더라도 합리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내 비춘 것으로 평가할만 하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여당과 여권의 반성을 촉구해 신선한 충격을 준 것 못지않은 희망적 언급이며 자기 반성이라 할 수 있다.

정치권의 이전투구식 대립과 갈등, 정부의 후진적 대응으로 인한 메르스 확산 파장으로 국민의 불안과 마음의 상처는 가늠할수 없을 정도로 깊어진 상태다. 이 대표의 발언은 바로 이같은 국민의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 줄 위안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내부 분열 등으로 얼룩진 야당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음도 물론이다.

제1 야당인 새정치연합은 선거 때마다 이런 저런 무상 시리즈를 내세우며 복지 포퓰리즘을 키워왔다는 사실은 부인키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 여당은 물론 보수와 혁신, 좌우 진영논리까지 합세하면서 국민 분열과 빈부 갈등이 극도로 심화된 점이 없지 않다. 이념과 진영 논리를 벗어나 국민의 요구와 눈높이에 맞는 실현 가능한 복지 정책을 마련하는 것은 화급한 과제다. 그래야 국론 분열을 막고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정치가 가능하다. 그 전제는 대타협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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