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OPEC, 사실상 증산...美 셰일가스 숨통 조인다.
뉴스종합| 2015-06-08 11:10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미국 셰일가스 업체의 글로벌 석유전쟁이 2차전으로 접어들었다. OPEC이 국제유가를 셰일가스가 채산성을 가질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뜨리기 위해 사실상 증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OPEC은 지난 5일(현지시간) 사상최대인 일일 3000만 배럴 생산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란의 원유수출이 최근 재개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증산을 용인한 셈이다.
오스트리아 빈의 OPEC 본부. [사진=위키피디아]

압둘라 살렘 엘 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석유 가격이 낮은 것이 사실이지만 더이상 (배럴당)100달러 수준이 될 수 없는 것도 지금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이란이 빠졌다는 데 있다. OPEC 회원국 가운데 생산량이 2번째로 많은 이란은 향후 석유 수출 제재가 해제될 경우 생산량을 더 늘릴 가능성이 높다.

블룸버그는 비잔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이 OPEC에 보낸 서신에서 2008년 경제제재 이전 수준인 일일 400만배럴까지 할당량을 늘려달라고 요구했으나 이번 회의에선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회원국 산유량을 결정할 다음 회의는 오는 12월 4일에 있다.

바드리 사무총장은 이번 회의에서 3000만배럴이 생산량 한계라기보다 ‘지표’라고 언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OPEC 회원국 시장의 자유방임을 더욱 강조한 표현이라고 전했다.

결국 다음 회의에서는 이란을 포함한 회원국의 생산량 증가가 유력하다. 이미 OPEC의 현재 실제 일일생산량은 3000만 배럴보다 100만배럴 더 늘어나있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OPEC 회원국별 석유생산량. [자료=석유수출국기구(OPEC), 월스트리트저널(WSJ)]

사우디 등 중동의 주요 OPEC 회원국들은 증산으로 유가가 떨어지더라도 셰일가스에 수요처를 빼앗기지 않아 시장영향력은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정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당장 유가상승이 필요로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알제리 등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미국은 유가가 하락할 수록 셰일가스 채산성 악화에 따른 부담이 커진다. 로이터통신은 이미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이 원유 과잉공급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셰일가스 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은 각 업체나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배럴당 60달러 안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115달러까지 치솟았던 브렌트유는 지난 1월 배럴당 46.59달러까지 하락했다가 63.31달러(5일 기준)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60달러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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