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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왕 레이스 ‘절대강자 아직은…’
엔터테인먼트| 2015-06-10 11:13
테임즈 20개로 1위 질주속
나바로·강민호 1개차 추격
박병호도 언제든 뒤집기 가능
외국인홈런왕·포수홈런왕 등
타이틀 누가…벌써 흥미진진



2014년엔 박병호 독주, 올해는 ‘춘추전국’. 사상 처음으로 10개구단이 겨루는 2015 프로야구판도는 어수선하다. 모 기업의 ‘알뜰운영’ 방침탓에 승점 자판기로 전락한 KT가 고전하고, 4강후보 삼성 두산 SK 넥센 NC 등이 약팀에도 종종 덜미를 잡히면서 순위가 좀처럼 정리되지 않고 있다. 10일 현재 승률 5할이상인 팀이 무려 8팀이다.

홈런레이스도 팀 순위 만큼이나 예측을 불허한다.

지난해에는 ‘절대 1강’ 넥센의 박병호가 유일하게 50홈런을 돌파하며 편안하게(?) 홈런왕 3연패를 달성했다. 박병호는 52홈런을 터뜨려, 40홈런을 기록한 팀 동료 강정호를 무려 12개 차이로 따돌렸다.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지난해 홈런 톱5에 들었던 NC의 에릭 테임즈와 삼성의 야마이코 나바로가 초반 한껏 페이스를 끌어올린 가운데, 2년간 부진했던 롯데 강민호가 가세했다. 여기에 4연패에 도전하는 박병호와 삼성의 4번타자 최형우가 이들 3명을 바짝 쫓고 있다. 누가 홈런왕이 된다해도 놀라울 것이 없을 만큼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다.

유쾌한 성격과 살인적인 배트스피드로 유명한 테임즈는 9일 SK전에서 홈런을 추가하면서 가장 먼저 20홈런에 도달했다. 나성범 이호준과 함께 NC의 중심타선에 포진한 테임즈는 사실 나바로나 강민호보다 홈런경쟁에 유리해보인다. 본인은 홈런왕에 욕심이 없다고 하지만, 상대 투수들로서는 나성범과 이호준까지 있는 NC전에서 테임즈와 정면승부를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테임즈로서는 홈런왕이 가시권이 들어올 경우 타이론 우즈(98년) 래리 서튼(2005년)에 이어 사상 3번째 외국인 홈런왕을 노려볼 만하다. 테임즈는 홈런뿐 아니라 장타율도 선두에 올라있으며 타격 타점 출루율 부문에서도 2위를 달리고 있을 만큼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강민호의 부활은 놀라울 정도다.

지난해 홈런 16개에 2할대 타율로 부진해 팀의 가을야구 진출 실패에 대한 비난을 온몸으로 받아야했던 강민호. 올해는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343의 타율(7위)에 득점권 타율 1위다. 홈런 19개로 공동 2위, 타점 출루율 장타율은 3위다. 롯데가 올시즌 투타의 불균형과 불펜난조, 수비불안등의 어려움을 딛고 어렵사리 5할승률을 맞추고 있는 것은 강민호의 공이 컸다.

장종훈 코치 부임 이후 지난해의 어정쩡한 타격폼을 수정했고, 상황에 따른 배팅으로 상대투수를 괴롭히고 있다. 워낙 펀치력이 있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도 홈런을 뽑아낸다는 것이 강점이다.

다만 체력소모가 큰 포수라는점, 최근 최준석 박종윤 등이 부진해 집중견제를 받는다는 것이 홈런타이틀 도전의 걸림돌이다.

나바로는 ‘파워 톱타자’다.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걸리면 넘어가는 힘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도 31개의 홈런으로 힘 하나만큼은 검증이 된 선수다.

체격과 달리 부드러운 스윙폼을 갖춘 최형우도 홈런왕 레이스의 강력한 도전자다. 박석민 채태인 이승엽 등 쉬어갈 선수가 없다는 것도 최형우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현 KBO리그 최고의 거포인 박병호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함께 공포의 핵타선을 이끌었던 강정호가 빠지면서 고전이 예상됐지만 클래스는 어디가지 않았다. 9일 홈런을 추가하며 17개로 최형우와 함께 공동 4위에 포진해있다. 몰아치기에 능한 박병호라는 것을 감안하면 3개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

외국인 홈런왕, 4연패, 포수 홈런왕, 톱타자 홈런왕 등 누가 타이틀을 차지해도 얘기거리가 많을 것 같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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