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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불안한 세상…억만장자 35가구 사는 ‘요새 섬’
뉴스종합| 2015-06-11 10:14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 기자ㆍ이혜원 인턴기자] 살면서 안전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사고, 질병, 테러 등 삶을 위협하는 요소는 세계 도처에 산재해 있다.
이 불안감에서 부호들도 자유롭지 않다. 개인과 가족 안전을 지키는 건 기본이다. 방해 없이 안락한 사생활을 보장받는 것도 필수다. 억만장자로 불리는 이들이 안전ㆍ안락한 생활을 위해 무엇이든 아끼지 않는 이유다. 

여기 억만장자의 벙커(Bunker)로 불리는 곳이 있다. 단순한 집단거주지를 뛰어넘는다. 아무나 살 수 없는 건 물론이다. 가격도 비싸고 안전 보장도 철저하다. 바로 미국 플로리다 주(州) 마이애미의 한 섬이다. 

미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의 인디언 크릭 섬 전경.

▶요새 같은 비밀의 섬=인디언 크릭 아일랜드(Indian Creek Island)로 불리는 이 섬은 올 4월 미국 부동산 정보사이트 질로우(Zillow) 집계 기준 미국에서 가장 비싼 주거지로 선정됐다. 집 한 채의 중간 가격대는 239억원(2148만달러)이다.
그래서인지, 이 섬은 소위 ‘비싼 값’을 톡톡히 한다. 보안은 그 어떤 집단주거지보다 철저하기로 소문났다. 주민들이 고용한 사설 무장경찰 15명은 지프ㆍ보트ㆍ제트스키 등을 이용해 섬 안팎을 24시간 경비한다. 뭍으로 나가는 통로도 다리 하나 뿐이다. 포브스가 이곳을 두고 ‘요새(Fortress)’라고 표현한 이유다. 

 이 요새같은 섬의 면적은 1.1㎢(주거지 및 기타면적 포함) 정도로 서울 여의도(8.4㎢)의 약 7분의 1 규모다. 그러나 단 86명(2010년 인구조사 기준), 35가구가 살고 있다. 3만4300명(2012년 기준)이 북적거리며 사는 여의도와는 비교불가다.
주거지역 모두는 잔잔한 바닷가와 접해있다. 저택 대부분이 전용 보트데크를 설치할 수 있는 구조다. 섬 중앙부엔 18홀 골프코스가 자리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곳을 “비밀스럽기로 ‘악명높은’ 컨트리클럽”이라고 평했다.
 
인디언 크릭 섬의 연륙교. 육지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다. [출처=구글맵]

▶ 저택 최고가는 520억, 주인은 익명의 러 부호=인디언 크릭 아일랜드엔 과연 누가 살고 있을까. 거주자 모두를 파악하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이 섬에서 일 해본 사람들은 “모든 부동산 계약자와 상주 직원들은 비밀유지서약에 사인해야 한다. 집 주인 이름도 공식 문서엔 절대 드러나지 않게 한다”고 증언한다. 최근 어렵게 파악된 12건의 거래가격만 합쳐도 2810억원(2억5300만달러)에 달한다.

현재까지 집계된 최고매입가격은 521억원(4700만달러), 거래시점은 2012년 8월이다.
2787㎡(구 843평)규모 부지엔 건물 5채가 들어섰다. 각 건물은 체력단련ㆍ미디어 시청ㆍ손님접대 등 용도가 제각각이다. 자가발전시스템, 독립된 환기시설 등으로 보안도 완벽하다.

인디언 크릭섬 저택 최고가로 매입한 러시아부호, 저택 위치.

집주인은 ‘익명의’ 러시아 부호로 전해졌다. 포브스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그의 이름이 있단 소문도 있다. 계약 대행업체 중 한 곳인 더글라스엘리먼 부동산의 오렌 알렉산더 씨는 “고가의 첨단 시스템이 분양에 확실한 도움이 됐다”며 “(이 부호는) 4700만달러 전액을 현금으로 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두 번째로 비싼 집 주인은 헤지펀드업체인 ESL인베스트먼트의 에드워드 램퍼트(52) 창업자다. 그는 2012년 3월 침실 7개를 갖춘 1579㎡(구477평)짜리 이탈리아 양식 저택을 샀다. 매입가격은 425억원(3840만달러)이다. 램퍼트 창업주의 현재 자산은 29억달러다.

에드워드 램퍼트의 집.

인도 출신 부호도 이 섬 주민 중 하나다. 인도 항공사 인디고(IndiGo)의 공동창업주인 라케시 강왈(Rakesh Gangwal)이 그 주인공. 강왈은 개인전용극장ㆍ4대까지 수용 가능한 차고 등을 갖춘 1852㎡(구 560평) 규모의 이 저택을 지난 2월 사들였다. 매입가는 332억원(3000만달러)정도다. 그의 자산액수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드러난 강왈의 지난해 총보수는 20만달러다.

라케시 강왈이 소유한 저택.

이 집의 직전 소유자는 뮤추얼펀드사 프랭클린 리소스의 찰스존슨 전 회장(자산 62억달러)이다. 집을 짓기 위해 땅만 사 놓은 경우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부호 칼리드 빈 알 사우드 왕자가 그 주인공.

사우디 알 사우드 왕자가 사들인 집터.

그는 지난 2월 이 섬 내 7284㎡(구 2203평)규모의 토지를 354억원(3200만달러)에 사들였다. 경마관련 사업을 운영 중인 알 사우드 왕자의 현재 자산은 18억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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