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속에 하락세를 이어가며 30%선까지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
한국갤럽이 12일 발표한 6월 둘째 주 박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결과 ‘긍정평가’는 전주에 비해 1%포인트 떨어진 33%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3%포인트 오른 58%였다.
박 대통령 지지율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잠잠해지면서 40%대의 ‘콘크리트 지지율’을 회복하는 듯 하다가 메르스 부실ㆍ뒷북 대응에 따른 민심 이반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 지명과 인사청문회 이후 역대 최저 지지율 29%를 기록했던 올 초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다만 예상 밖으로 지지율 하락 폭이 크지 않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발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정부가 메르스 총력 대처를 선언하며 적극적인 격리과 부분적 정보공개에 나선 점이 그나마 하락폭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야권에서 “전쟁 중에 장수가 자리를 비워선 안된다”며 비난했던 미국 순방을 전격 연기한 것도 성난 여론을 그나마 달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연기하는 등 이렇게라도 대응하지 않았다면 대통령 지지율은 어디까지 떨어졌을 지 알 수 없다”며 “향후 정부의 메르스 대처와 확산 속도에 따라 반등할지, 추가하락 할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당 지지율은 미세한 급락이 있을 뿐 지난 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새누리당 지지율은 40%를 기록, 지난 주에 비해 1%포인트 빠지며 2주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이에 반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내 계파갈등 봉합 국면 속 야권 지자체장들의 메르스 대응이 호응을 얻으며 1%포인트 오른 22%를 기록했다.
한편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후 총리직 적격성을 묻는 질문에는 ‘적합하다’는 응답과 ‘부적합하다’는 응답이 33%로 같았다.
메르스 위기 국면에 국민적 관심이 떨어진 가운데 야권이 ‘결정적 한 방’을 날리지 못하며 인사청문회가 별 논란 없이 끝난 것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반면 ‘모르겠다’는 응답이 37%를 기록, 찬반 의견을 모두 앞선 것은 국민들이 황 후보자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재훈 기자/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