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일반
[서상범의 光팔구]일요일에 이거 안먹으면 허전했지
HOOC| 2015-06-12 13:28
<光팔구는 광고 8090의 약자입니다. TVCF의 최고 전성기였던 80년대와 90년대의 광고 변천사를 통해 당시 광고의 시대적 현상과 현재까지의 흐름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과거 광고에 대한 추억과 향수와 함께 현재의 광고흐름을 재미있게 알려드리겠습니다>

[HOOC=서상범 기자]요즘 농심이 내놓은 짜왕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지난 4월 출시 이후 한달만에 600만봉이 팔리며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SNS 등에서는 짜왕을 먹어봤다는 후기글이 돌 정도로 신드롬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짜왕이 넘어야 할 국민 짜장라면이 있죠. 바로 같은 회사에 만든 형님인 짜파게티입니다. 출시 31년이 된 짜파게티는 오랜 역사와 함께 인상적인 광고로도 유명한데요. 

바로 “짜라짜짜짜, 일요일은 내가 요리사”로 기억되는 TV 광고 CM송입니다. 80년대와 90년대 유년기를 보냈던 분들이라면 한 번은 흥얼거리셨을 겁니다. 
1984년 짜파게티의 최초 TV 광고

1984년 3월 19일 최초로 전파를 탄 짜파게티 TV 광고의 첫 모델은 당시 친근한 이미지로 사랑받던 코미디언 구봉서입니다. 광고영상을 보면 어린이(?)로 보이는 5명의 모델들이 저마다 “짜파게티요”를 외치며 조리사복을 입은 구봉서에게 짜파게티를 만들어달라고 조르는데요. 지금 기준에서 보면 단순하고 약간은 촌스러움마저도 풍깁니다.

이후 짜파게티는 약 20여편의 TV 광고를 통해 국민 짜장라면으로 자리매김하는데요. 지난 30년간 총 50억봉지, 매출로만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에는 짜파게티가 가지는 맛도 중요하겠지만 중독성있는 광고와 친근함이 물씬 느껴지는 모델들의 공도 큽니다.

▶강부자에서 윤후까지=먼저 모델의 변천사를 보면 최초 1984년 구봉서씨에 이어 그해 나온 2차 광고에는 푸근함이 느껴지는 어머니의 대명사 강부자가 메인모델로 등장합니다. 강부자 씨는 1984년부터 1992년까지 무려 8년간을 짜파게티의 모델로 TV에 등장하는데요. 온가족과 함께 먹는 음식, 인스턴트지만 영양까지도 생각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어머니의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강부자씨가 오랫동안 기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1995년에서 1996년에는 당시 뽀빠이 아저씨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이상용 씨가 등장합니다. 이후 97년과 98년에는 다소 젊어진 모델이 눈에 띄는데요. 당시 아이돌 급의 청춘배우로 이름을 날리던 정준과 정태우가 광고모델로 기용되며 젊은 층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섭니다. 이후 2001년에는 명계남, 손현주가 모델로 동시에 나오는데요. 이는 어린시절 짜파게티에 열광했던 어린이들이 2030세대의 성인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공략하기 위해서로 보입니다. 2000년대 중반을 넘어서는 류덕환, 김태우 등 청년 모델들이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며 모델로 나서는데요. 가장 최근인 2013년에는 당시 모 예능프로그램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윤후와 김민국이 모델로 기용되며 동심을 자극하는 광고를 선보입니다.

▶“짜라짜짜짜”, 전설의 카피=짜파게티는 모델만큼이나 재미있고 인상적인 CM송으로도 유명합니다. 최초 1984년 1차 광고에서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아리송한 요맛이 입맛 당기누나 농심 짜파게티♪”라는 CM으로 시청자들을 찾았는데요. 이후 같은해 2차 광고에서 드디어 “짜짜라짜짜 짜파게티”라는 멘트가 등장합니다. 이 멘트는 1986년 잠시 “농심 짜파게티”라는 단순한 CM으로 바꼈지만 1988년 “짜라짜 짜짜짜짜짜 짜파게티~ 농심 짜파게티”로 다시 등장하며 현재까지 거의 30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중독성있는 CM은 당시 전국의 어린이들이 흥얼거리며 어머님들에게 짜파게티를 끓여달라고 애원하는 사회적 현상을 부르기도 했죠. 여기에 광고컨셉을 상징하는 카피 역시 변화해왔습니다. 짜파게티의 카피는 총 3번의 변화를 겪었는데요.

1984년에서 1985년에는 ‘입맛이 당기는 맛’이라는 약간은 평범한 문구였습니다. 하지만 1986년~87년에는 “우리아빠는 짜파게티 요리사”라는 문구를 통해 당시만해도 요리에 무관심했던 아버지들을 주방에 서게 만들었죠.

이후 1988년 그 유명한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라는 카피를 내놓습니다. 이 카피는 무의식적으로 일요일이면 짜파게티를 먹어야할 것 같은 의무감을 국민들에게 전달했죠. 이후 농심은 이 카피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편 짜파게티의 광고를 보면 시대의 변천사도 엿볼 수 있는데요. 1998년 광고에서는 열심히 컴퓨터를 하고 있는 광고모델에게“인터넷 그만하고 짜파게티 먹자”라는 멘트가 등장합니다.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확산될 무렵이던 당시 ‘인터넷 중독’이라는 용어가 등장할만큼 청소년들은 인터넷에 빠져있었는데요. 짜파게티의 맛이 인터넷도 그만하게할만큼 매력적이다라는 것을 표현했던 부분이죠.

이후에도 윤후가 모델로 등장했을 2013년에는 그동안 집안에서만 먹어오던 짜파게티를 야외에서 먹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아웃도어 열풍이 불던 사회적 현상을 반영한 것이죠.

농심기획 측은 “짜파게티 광고가 국민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복잡하고 화려한 영상이나 멘트보다는 단순하지만 친근감있는 메세지를 꾸준히 대중에게 전달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짜파게티의 광고는 변화와 함께 언제나 같은 멘트와 카피로 우리 곁을 지켜왔습니다. 동생뻘인 짜왕의 도전이 맹렬하지만 긴 시간 우리와 함께 해온 짜파게티가 호락호락하게 짜장라면의 왕좌를 내놓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추억의 짜파게티 광고를 보시면서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tiger@heraldcorp.com

*여러분이 다시 보고 싶은 추억의 광고, 그때 그 광고는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라는 궁금증을 남겨주세요

1983년 짜파게티 TVCF 보기=https://youtu.be/hAqCgkPfx8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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