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로스터 썬플라워 등 10色
SUV 티볼리, 댄디블루 인기
대형세단도 파란색계열 늘어
“브랜드 정체성” 사활건 전쟁
과거 무채색 일변도였던 도로 위 풍경이 톡톡튀는 화려한 색상들로 채색되고 있다. 2011년만 해도 월스리트저널은 “한국은 무채색 자동차를 선호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라고 보도했다. 흰색을 예로들면 한국에선 전체 차량의 34%에 달했고, 당시 글로벌 비중은 29%였다. 톡톡튀는 색은 모닝, 마티즈와 같은 경차 아니면 고성능 스포츠카의 전유물이었다.
최근에는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대중적인 차종에서도 컬러풀한 색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실제 현대자동차의 차량별 색상 판매 비중을 보면, 검은색, 흰색, 은색을 제외한 유채색 모델은 2010년 3.1%에서 2014년 6.4%로 껑충 뛰었다.
지난 3월 출시된 현대차 신형 투싼도 컬러풀한 외장 색상을 도입했다. 현대차의 남양연구소 내 컬러팀에서 개발한 루비와인, 아라블루, 세도나오렌지, 세피아토파즈 등 개성넘치는 컬러가 도입됐다.
2030세대를 겨냥한 현대차 벨로스터는 색상을 부각시킨 차종이다. 애시드 카퍼, 블루 스프린터, 영건, 썬플라워 등 10가지 색상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그중 가장 많이 팔린 컬러(작년기준)는 오렌지빛의 썬플라워로, 전체의 24%를 차지했다. 빨간색인 벨로스터 레드도 16% 팔려나갔다. 판매된 차량의 무채색 비중이 54%인 것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쌍용차의 소형SUV 티볼리도 유채색 계열의 인기가 좋다. 댄디블루(흰색지붕)가 전체 구매의 36.4%, 플라밍레드(검정지붕)가 6.9% 팔렸다. 가장 대중적인 색인 그랜드화이트는 53%의 선택을 받았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는 유독 파란색이 잘 팔리는데, 이는 티볼리가 지향하는 도심형 SUV의 스타일과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채색 선택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대형세단도 변화 조짐이 뚜렷하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비인기색상이었던 파란색 계열이 1000대 이상 팔려나갔다. 이는 전체 판매의 1.6%를 차지하는 수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네시스의 경우 2011년만 해도 파란색 계열 선택비율이 불과 100여대(0.2%)였던 것과 비교하면 변화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각 완성차 브랜드들은 컬러만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컬러팀’을 따로 둘 정도로, 차 색상의 경쟁력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
수입차 브랜드들도 일찌감치 고유의 색상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차 색상은 브랜드 이미지, 정체성과도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는 정열의 빨간색, 람보르기니는 노란색을 상징색으로 삼는다. 기술을 중시하는 독일 브랜드 3사(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는 은색을 주력 색상으로 앞세운다. 자유분방한 감성을 지닌 프랑스 브랜드 푸조, 시트로엥은 핑크나 베이지 등 톡톡 튀는 색을 선보인다. 영국의 전통을 자부심으로 여기는 재규어는 녹색의 일종인 ‘브리티쉬 레이싱 그린’을 마케팅 요소로 잘 활용한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