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일반
[이 사람 - 직장인서 부동산업계 ‘큰 손’등극 전은규 씨]“15년 후 330만㎡지주 되는게 목표죠”
부동산| 2015-06-22 11:20
경영난 직장 그만둔 뒤 영업직 전전
주택·상가 月1000만원 임대수익도



“지금까지 땅 투자로 약 3만평(9만9173㎡)을 사 모았습니다. 제 목표는 15년 후 100만평 지주가 되는 겁니다.”

1977년생으로 국민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온 전은규(39·사진) 씨는 10년 전만 해도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 그는 동년배들은 상상하지도 못할 부동산 업계 ‘큰 손’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전국에 확보한 땅만 9만여㎡에 이르고, 땅 외에 주택과 지방 핵심상권 상가를 확보해 월 임대수익을 1000만원가량 올리고 있다.

직장생활에서 무료함을 느낀 적은 있지만 그렇다고 일탈을 꿈꾼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의 인생에는 필연을 가장한 우연인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인지 모를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회사 경영난으로 월급이 끊겨 할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직장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면 지금도 평범한 직장인일 겁니다. 그런데 세상이 저를 가만히 놔두지 않더라고요.”

막연한 불안과 희망이 공존하던 그 시기, 그는 젊을 때 고생을 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의료기기, 부동산 정보업체 등에서 영업직을 전전했다. 안과 의료기기 영업을 위해 가축도매시장에서 수술 연습용 돼지 눈알을 구입해 검은 비닐봉지에 넣고 다니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 버스가 급정거하면서 모두 바닥에 쏟아 승객과 버스 기사가 경악한 적도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를 눈여겨 본 건 아버지가 건네 준 부동산 관련 책의 영향이 컸다. 의료기기 영업을 그만 둘 때 그 책이 머리 속에서 번뜩였다고 한다. “그때 인생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막연히 들었어요.”

그 책 덕택에 결국 부동산 정보업체 영업직으로 취직했다. 업무차 부동산업소 사장님들을 두루두루 만나 세상 얘기를 듣고, 부동산 분야에서 이름난 사람들의 강의나 조언을 찾아다니며 듣다보니 나름의 안목이 생겼다. 일이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일을 하면서 정말 즐거웠다. 그는 “무슨 일을 하든 자기가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때 깨달았다”고 했다.

땅을 살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던 그는 2007년 가을, 경매에서 충남 보령의 땅 430㎡를 1500만원에 낙찰받아 생애 처음으로 땅 주인이 됐다. 무엇보다 이 땅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져 꼭 사고 싶었다고 한다. 최저 입찰가는 1200만원인데 과감하게 1500만원을 써내 차순위자와 불과 몇십만원의 차이로 낙찰에 성공했다. 이 땅은 3년 후 2배의 수익을 남기고 팔았다.

이때 이후로 땅에 미쳐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인터넷 위성지도로 전국을 내려다볼 수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지번을 찾기 위해 지도 한 장 들고 수풀 속을 하루종일 헤매다 차 안에서 잔 날이 부지기수다. 이때의 경험으로 지금은 지번만 들어도 지형이 떠오를 정도의 고수가 됐다.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땅 투자 관련 책을 몇 권 펴냈고,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며 여전히 회원들과 매주 토지 답사를 떠난다.

그는 “인터넷 정보만 믿지 말고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에 직접 가서 현지 시세를 파악한 후 투자해야 한다”며 “땅 투자 초보라면 3000만원 전후의 소액으로 투자하면서 단계적으로 액수를 늘려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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