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F는 한국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16개국 6만 여명이 참가하는 아시아 헤어 디자이너들의 최대 축제다. 헤어 스타일의 최신 트렌드를 확인해볼 수 있고 미용 관련 제품들의 전시가 이뤄지는 자리다. 헤어 디자이너들이 참가해 인턴, 주니어, 엘리트 부문별로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이 행사는 한국의 뷰티 전문 기업 커커의 이철 대표가 제안해 만들어졌다. 이철 대표는 이 축제를 주관하는 아시아 헤어드레서 협회(AHA)의 초대 회장을 역임하고 지금도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번 축제를 주도한 중국측은 이철 대표에 대한 예우를 잊지 않았다. 헤어드레서 대회의 심사위원을 맡기는 것은 물론이고, 행사마다 AHA의 산파인 이철 대표에게 피날레를 장식하게 하는 등 정중하게 대우했다.
이철 대표도 밝혔듯이, 10년전 AHA를 창설할 때만 해도 중국의 헤어스타일링 등 미용 기술과 수준은 낮았다. 지금도 중국인들은 뷰티 관련 업무를 익히기 위해 한국에 유학을 온다. 이번에도 한국업체에서 주관한 헤어 스타일링에 관한 세미나에는 유독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중국의 뷰티 관련 수준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번 행사의 헤어쇼나 퍼포먼스를 보면, 몽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나는 무대들은 감짝 놀랄만했다.
AHF에 한국 지분이 적지 않다는 건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부나 공적 기관의 도움 없이 이뤄낸 성과다. ‘K-pop’과 ‘K-drama’도 중요하지만 ‘K-beauty’도 함께 가야한다. 뷰티 아카데미를 포함한 뷰티 한류 시장도 꽤 크다. 약간의 공적 지원만 이뤄진다면, 아시아의 거대 네트워크를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