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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정치적 무의식
라이프| 2015-07-02 10:58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때로는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 나타나서 수십년이 지나서야 제대로 읽히는 책이 있다.‘정치적 무의식’이 바로 그런 책이다”

세계적인 석학 슬라보예 지젝의 이런 평가는 34년전에 나온 이 책의 현재성을 넉넉히 보여준다. 현존하는 최고의 마르크스주의 비평가인 프레드릭 제임슨의 ’정치적 무의식‘은 문학과 예술 이론의 비역사성을 극복하고 문학과 정치 역사 사이의 관계를 정밀하게 밝혀낸 문예비평서이다. 책 제목이자 비평용어단어로 자리잡은 ‘정지적 무의식’은 계급적, 집단적, 역사적 차원에서 모순적인 현실과 역사를 살아내기 위한 무의식적이고 필사적인 반응을 말한다. 

정치적 무의식/프레드릭 제임슨 지음,이경덕 서강목 옮김/민음사 펴냄

문학은 제임슨에게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는 한 방식으로 제시된다. 문학의 고유성은 상상적으로 모순을 해결하려는 형태를 취한다는데 있다. 의식적이고 직접적인 차원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의식의 범주에 속하지만 상상의 영역도 어쩔 수 없이 계급적, 집단적 ,역사적 계기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정치적 무의식’이라는 제임슨의 유명한 개념이 탄생하게 된다. 즉 문학텍스트에서 계급적 이데올로기 요소들을 추출하고 생산양식과 예술 쟝르와의 관계를 밝혀내는게 제임슨 문학적 해석 방식이다.

제임슨은 “항상 역사화하라”는 대명제로 출발한 서문에 이어 책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1장 ’해석에 관하여‘를 통해 상징적이고 해방적인 정치적 무의식을 제대로 밝혀내는게 마르크스주의 문학 해석학이 지향해야 할 점이라고 강조한다. 제임슨은 발자크의 리얼리즘, 조셉 콘래드의 모더니즘 소설 등 실제 비평을 통해 역사적 시기 즉 봉건제와 자본주의로의 이행기, 자본주의 진행의 각 단계에 연관된 쟝르나 서사들을 분석한다. 위대한 사상가의 독창적인 문학비평의 틀을 통해 텍스트가 담고 있는 현실과 이상을 발견하는 지적 여정을 즐길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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