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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버스추락]‘추락사’ 최두영 지방행정연수원장 현지서 압박 받아…투신자살한듯
뉴스종합| 2015-07-05 11:17

중국 당국 사망경위 조사…“수습과정서 압박감ㆍ피로 호소해와”
“시신 국내 운구 요구 유가족-화장 권장 중국당국 사이서 시달려”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중국 지린(吉林)성 지안(集安)시에서 발생한 공무원 연수 버스 추락 사고 수습을 위해 현지에 머무르던 최두영(55ㆍ사진) 지방행정연수원장이 5일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원장은 사고 수습팀의 일원으로 사망자 10명의 유가족, 중국 당국 사이에서 장례 절차 등을 조율하며 중간에서 강한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실족보다 투신을 통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행자부 사고 수습팀이 투숙한 지안 홍콩성호텔 보안 요원이 이날 오전 2시50분께 최 원장이 호텔 건물 외부 지상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최 원장은 병원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지만 오전 3시36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지안시 정부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13분께 지안시 개발구파출소로 모 호텔 4층에서 남성 1명이 추락했다는 신고가 들어왔으며, 병원 구급 차량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추락한 남성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행자부 관계자는 “최 원장이 호텔 객실에서 떨어져 숨졌다”면서 “추락 원인이 투신인지 실족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최 원장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최 원장은 사고 이튿날인 지나 2일 정재근 차관과 함께 출국, 현지에서 사고수습 활동을 해왔다. 그는 현지 수습팀의 일원으로 버스사고 사망자 10명의 유족과 장례 절차를 협의하고 조율하면서 안타까움과 압박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수습팀의 일원으로 버스사고 사망자 10명의 유족과 장례절차를 협의하고 조율하면서 안타까움과 압박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것이 최 원장의 죽음으로 연결됐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수습팀 관계자는 최 원장이 “호텔 4층 자신의 객실에서 추락한 것으로 안다. 같은 객실에 투숙하는 수습팀 직원이 새벽에 업무를 마치고 돌아와서 추락 사실을 발견했다”며 “최 원장이 시신을 국내에 운구할 것을 요구하는 가족측과 화장을 권하는 중국 당국의 틈에 낀 탓인지 어제부터 다소 피로한 기색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선양 영사관 관계자는 “숨진 최 원장이 자신에게 쏠리는 비난 등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은 듯 했다”며 “지안에 온 뒤 초췌한 기색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번에 중국에서 버스사고를 당한 지방공무원 일행 148명 중 143명은 전북 완주 소재 지방행정연수원에서 ‘중견리더과정’에 참여하던 교육생들이다. 이달 1일 오후 이들을 태운 버스 6대 중 1대가 지안시의 다리에서 추락, 일행 중 10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최 원장은 강릉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1983년 행정고시(27회)에 합격, 공직에 입문한 정통 내무 관료다. 행정자치부 주민과장, 행정안전부 정책기획관, 강원도 행정부지사 등 주요 보직을 거쳐 올해 1월 지방행정연수원장으로 임명됐다. 2006년에는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최 원장은 생전 공직자로서의 뛰어난 역량과 합리적이고 온건한 성품으로 주위의 두터운 신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슬하에 아들 둘이 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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